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에서 훈련 참가자를 격려하는 모습.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에서 훈련 참가자를 격려하는 모습.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코로나19 예방 백신의 국내 도입 상황을 대비한 민·관·군·경 합동 백신 유통 최종 모의훈련을 참관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백신 수송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을 참관하고 공항도착부터 통관과정을 거쳐 물류창고 보관, 출고, 접종기관까지의 운송 등을 직접 점검했다. 

백신 수송 모의훈련은 지난 1일부터 시작돼 이날 대통령 참관 속에서 마지막 훈련이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화이자 백신이 당장 들어온다 해도 수송·보관·유통 계획에 빈틈없이 잘 돼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 부분이 정말로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모의훈련을 철저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실제 화이자 백신이 들어온 이후에도 백신의 수송·보관·유통 전 과정에 국민들께서 염려하는 일이 전혀 없도록 대비를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수송 중에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 있을 것 같다”면서 “미국의 경우에는 오리건 주에서 수송 도중 차량이 눈 때문에 막혀서 몇 시간 움직이지 못하고, 그래서 거기서 현장의 판단으로 근처 차량에 탑승한 사람들에게 백신을 우선적으로 선공조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수송 도중에 눈길에 갇힌다든지 이런 상황이 없으리라는 법은 없기 때문에 그런 돌발 상황 때 어떻게 대처할지, 요령들을 미리 만들어 그 요령들이 실제로 수송을 담담하는 분들에게도 충분히 주지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제시했다.

또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의 현장 컨트롤타워는 질병관리청이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부처의 협업이 필요하다”며 “그 협업이 잘 이뤄지고 있는 현장을 보고 있는데, 결국은 얼마나 각 부처가 잘 협업하느냐가 대한민국의 국가 역량이고 행정 역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모의훈련 참관에서는  백신 접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훈련 전반에 대한 보고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해외에서 출발한 백신 물량의 항공수송 과정을, 노석환 관세청장은 신속 통관 절차를, 서욱 국방부 장관은 백신 수송 및 보관·관리체계를 각각 보고했다.

또 예방접종추진단 수송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주경 육군 참모차장은 백신 물량의 경계 대책을, 김창룡 경찰청장은 백신 수송 차량의 기동 경호를, 임남수 인천공항공사 부사장은 수송 항공기의 활주로 우선 배정과 공항 반출 과정을, 엄재동 대한항공 전무는 공항 내 임시보관 창고 현황 등을 각각 보고했다.

백신의 운송 시연도 이어졌다. 항공기에서 내려진 백신은 ‘달리’(Dolly)라 불리는 장비와 지게차로 냉장차에 옮겨졌다. 이후 백신 운송 차량이 백신을 이송했다. 백신 운송 차량 행렬에는 냉장차 외에도 예비 냉장차, 경찰 사이드카, 순찰차, 군사경찰, 경찰특공대, 경찰 기동대 등 총 11대의 차량이 함께한다. 

백신을 냉장차에 옮겨 싣는 과정까지 지켜본 문 대통령은 정 청장에게 국내 기술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용 특수 주사기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해당 주사기는 국내 의료기기 중소기업이 개발한 주사기 몸통과 바늘 사이의 공간을 최대한 줄여 접종 과정에서 버려지는 백신의 양을 최소화 하도록 한 최소주사잔량(LDS) 주사기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해동과 희석을 마치면 1병당 2.1㎖의 백신이 만들어지는데, 일반 주사기를 사용할 경우 5명까지 접종이 가능하지만 특수 주사기를 사용하면 버려지는 백신을 줄일 수 있어 6명까지 접종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들어오는 (백신) 물량부터 우리의 최소잔량 주사기 그것을 사용하게 되는가”라고 물었고, 정 청장은 “맞다. LDS 주사기를 사용해서 여섯 도즈씩 (접종하게 된다)”고 답했다.

한편 이같은 과정을 통해 운송된 백신은 경기도 평택의 물류센터를 거쳐 국립중앙의료원에 있는 중앙예방접종센터로 향한다. 정부는 이곳에서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 의료진을 중심으로 이달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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