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슈퍼카 브랜드도 인증중고차 사업 꾸려… 중고차 플랫폼에도 입점
소비자들, 일반 중고차상사보다 브랜드 인증차량 선호
지프·캐딜락·토요타·혼다 등 인증중고차 無… “긍정적 검토 중”

/ 엔카 홈페이지 갈무리
다수의 수입차 브랜드가 인증중고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 엔카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이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차 연간 총 판매대수는 2015년 처음으로 20만대를 넘어선 후 지난해까지 22만~27만대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신차가 많이 판매될수록 중고차 매물도 쏟아져 나오는데, 수입차 브랜드는 이를 활용해 인증중고차 사업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아직까지 인증중고차 사업을 개시하지 않고 있어 중고차 시장에서 경쟁력이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인증중고차를 판매 중인 브랜드는 18개에 달한다. 인증중고차 업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브랜드는 수입차 판매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다. 벤츠는 현재 전국에 인증중고차 전시장을 22개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브랜드답게 인증중고차 전시장 수도 1위다.

이어 BMW(19개)와 미니(13개), 아우디(11개), 재규어랜드로버(8개), 폭스바겐(7개), 볼보·렉서스(3개), 그 외 한불모터스(푸조·시트로엥·DS)와 선인자동차(포드·링컨) 등 공식 딜러사에서 인증중고차 전시장을 1개씩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입차 브랜드 중 람보르기니나 롤스로이스, 마세라티, 페라리, 포르쉐 등 스포츠카·슈퍼카·럭셔리카 브랜드에서도 인증중고차 매장을 영위하고 있다.

해당 브랜드들은 브랜드 인증중고차 전시장을 운영하면서 대표적인 중고차 판매플랫폼인 엔카와 케이카(K-Car)에도 입점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 인증중고차는 수입차 브랜드에서 엄격한 기준으로 차량의 성능·내외관 상태·주행거리 등을 점검한 후 매입을 하고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 국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가가 큰 수입 중고차의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한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보증한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다. △침수차 △사고차 △허위매물 △중고차 사기 등의 확률이 대폭 줄어드는 이점도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들 역시 브랜드 인증중고차에 관심이 높다. 지난 1일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이내 중고차 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중고차 구입 방법별 만족도’ 조사에서 브랜드 인증중고차에 대한 만족도가 8.11점으로 중고차매매상사(7.65점), 개인거래(7.66점) 등을 제치고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인증중고차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브랜드 인증중고차 전시장이 없는 수입차 브랜드는 △쉐보레 △지프 △캐딜락 △토요타 △혼다 등 5개 브랜드다. 쉐보레는 2019년 상반기까지 국산차로 분류된 점과 수입차 브랜드로 전환한지 이제 갓 1년은 넘긴 점 등을 감안하면 당장 인증중고차 사업을 추진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토요타와 렉서스가 1분기 돋보이는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현재 렉서스 브랜드에 한해서만 인증중고차 사업을 운영 중이다. / 시사위크DB

그러나 토요타는 얘기가 다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의 브랜드 인증중고차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토요타 브랜드에 대해서는 인증중고차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렉서스 인증중고차 사업을 2015년 9월 시작했고, 현재 총 3곳의 인증중고차 전시장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토요타 브랜드는 아직 계획이 없다.

렉서스 인증중고차 전시장에서 토요타 차량을 판매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렉서스와 토요타 브랜드를 철저하게 분리시켜 운영하고 있어 이러한 마케팅은 매우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측 관계자는 “토요타와 렉서스가 같은 그룹의 브랜드이긴 하나 완전히 다른 브랜드라 렉서스 인증중고차 전시장에서는 렉서스만 판매한다”며 “토요타 브랜드의 인증중고차 사업과 관련해서는 지속적으로 검토를 진행 중에 있지만, 당장에는 토요타 인증중고차 전시장을 언제쯤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확답을 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토요타 외 타 브랜드도 인증중고차 사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프는 지난 2018년 8월 22일, 지프 랭글러 출시행사에서 인증중고차 사업 확대에 대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파블로 로쏘 전 FCA코리아 사장은 당시 “인증중고차 사업을 5년 내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쏘 전 사장이 인증중고차 사업 의지를 밝힌 후 약 2년 6개월 정도가 지났지만 아직 인증중고차 사업에 대해서는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FCA코리아 측은 “한국 내 지프 인지도가 커지고 있는 만큼 더 많은 고객들이 지프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현재 인증중고차 관련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향후 인증중고차 사업 확장 준비가 완료되면 자세한 소식을 전하겠다”고 설명했다.

캐딜락도 현재 인증중고차 사업 확장에 대해 검토는 꾸준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아직 구체적인 틀이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방향성 자체는 볼륨(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인증중고차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브랜드 입장에서도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인증중고차 사업은 자사 브랜드 고객의 권익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 다수의 브랜드가 사업을 확장해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증중고차 전시장을 운영 중인 브랜드의 신차를 구매한 소비자가 차량을 짧은 기간 운행한 후 매각할 시 인증중고차 전시장 측을 통해 판매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감가상각이 적을 수 있다는 얘기다. 소비자는 수입 중고차를 매각할 때 상대적으로 손해를 덜 볼 수 있으며, 브랜드 딜러사 측은 이를 통해 마진을 남겨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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