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금태섭 전 의원의 단일화 제안을 수용하면서 제3지대 단일화가 급물살을 탄 분위기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금태섭 전 의원의 단일화 제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제3지대 단일화’의 실체가 드러났다. 그러나 다른 제3지대 후보군으로 거론돼 온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이를 거부하면서 미묘한 신경전 기류도 피어나는 분위기다.

3일 안 대표의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권의 시선은 조 의원에게 향했다. 안 대표는 “금태섭 후보뿐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 교체에 동의하는 모든 범야권의 후보들이 함께 모여 단일화를 이루자”며 제한을 두지 않았다.

‘범야권’이라는 범주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정치를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미래 지향적인 그런 관점을 가지고 정치를 하는 분들이라면 모두 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의 참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범여권인지 범야권인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조 의원의 제3지대 단일화 합류 가능성에 대한 관측이 무성했다. 무엇보다 조 의원과 금 전 의원이 잦은 접점을 가졌던 게 주된 배경이 됐다. 금 전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직후 채이배 전 의원과 함께 조 의원을 만났고, 시대전환 특강을 정치 복귀 무대로 삼기도 했다. 

직접적으로 불을 지핀 것은 조 의원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와의 만남 이후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조 의원을 만나 단일화에 대해 운을 띄운 것으로 전해졌다.

제3지대 경선의 판이 넓어진다는 것은 안 대표나 금 전 의원 모두 마다할 이유가 없는 부분이다. 최종적으로 국민의힘과 단일화까지 염두에 두는 상황에서 쉽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지대 중심의 단일화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뉴시스

◇ 조정훈, ‘진영 단일화’ 거부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같은 이유가 조 의원의 선택을 어렵게 하는 부분이 됐다. 일각에선 더불어시민당 출신인 조 의원이 국민의힘과 결부되는 상황 자체에 거부감이 들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조 의원은 전날 입장문에서 “기득권 정치로 향하는 중간 정거장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생각은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렇다 보니 안 대표나 금 전 의원 또한 조 의원이 사실상 합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조 의원은 단일화에 들어오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라며 가능성을 잘라 말했다.

다만 독자 노선을 강화하면서 추후 새로운 기회를 노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기본적으로 조 의원은 ‘제3지대’의 원론적인 단일화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조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거대 양당에 대한 극복하는 새로운 대안 세력으로 새정치를 한다는 것 자체에는 충분히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전날 입장문에서 “출마를 선언한 후보로 새정치를 하려는 사람과는 앞으로도 누구든지 만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제3지대 단일화에 대해 역제안에 나서기도 했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진영을 위한 지대 단일화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며 “미래 서울 비전을 경쟁하는 장은 언제든 환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제3지대 단일화의 승자가 될 경우 국민의힘이 아닌 진보 진영의 단일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기존 진보가 아니라 새로운 진보의 혁신을 위해 온힘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조 의원은 이날 2호 공약인 ‘반려동물 플랫폼 구축’을 발표하며 독자 행보 강화에 나섰다. 조 의원은 “공적 의료 시스템을 이용해 4차 산업시대에 걸맞는 반려동물의 데이터 주권이 보장되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며 “서울형 동물 화장장, 납골당, 장례식장을 설립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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