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검찰 인사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검찰 인사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일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대검 검사급(검사장급) 4명에 대한 전보 인사에 대해 ‘윤석열 패싱’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적극 반박에 나섰다.

박 장관은 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윤석열 검찰총장과 인사 협의를 형식적으로 했다는 얘기가 있다’는 지적에 “총장은 다소 미흡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로서는 이해를 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저로서는 최대한 애썼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검찰국장은 교체했고, 신임 검찰국장은 총장의 비서실장 격인 기조부장을 했던 사람을 임명했고, 또 신임 기조부장에 총장이 원하는 사람을 임명했고 대전지검장을 유임했다”면서 “‘패싱’ 이런 말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윤 총장 측에 인사 단행 전 사전 통보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지금 거론된 분들은 총장을 직접 만났을 때 제가 구두로 명확하게 말씀드렸다”면서 “보기 나름이겠지만 꼭 총장 시각에서만 물어봐 주진 마시고, 제 입장에서도 물어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한 이유에 대해서는 “현안 수사를 하는 분들은 계속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장관은 전날 대검 검사급 검사 4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박 장관은 지난 2일과 5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만나 인사 단행 이전 인사 협의를 갖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그러나 윤 총장의 요구안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발표 이전 인사안을 윤 총장에게 통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보였던 ‘윤석열 패싱’이 다시 재현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같은 비판과 함께 일각에서는 박 장관의 첫 인사는 조직 안정을 위해 검찰 내부 의견도 일부 수용한 절충안이라는 평가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윤 총장은 박 장관에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총장 징계에 앞장섰던 대검 참모진 교체, 대내외적으로 잡음을 일으킨 핵심 보직자 교체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장관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했다. 또 자신의 서울 남강고 후배인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을 법무부 검찰국장에 발탁하고 ‘추미애 라인’으로 불린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수평 이동시켰다. 윤 총장이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신성식 반부패·강력부장 등 대검 참모진은 전원 유임됐다.

‘검언유착’ 의혹에 연루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된 윤석열 총장의 측근 한동훈 검사장은 일선 지검장 복귀가 무산됐다. 반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을 지휘 중인 윤 총장의 측근 이두봉 대전지검장은 유임됐다. 일각에서는 이두봉 지검장이 ‘월성 원전 수사’를 이어가지 못하도록 인사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지만 박 장관은 유임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야당은 박 장관의 첫 인사는 ‘추미애 시즌2’ ‘윤석열 패싱’ 인사라고 비판을 가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8일 논평을 내고 “‘추미애 시즌2’ 무법부(無法部)가 주말을 틈타 기습 작전하듯 ‘정권 수호 인사’, ‘내 편 철통방어 인사’를 감행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더니 검찰총장도 모르는 ‘총장 패싱 인사’로 임기 끝날 때까지 ‘식물총장’을 만들 참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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