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본경선 후보 미디어데이가 열린 지난 7일 오후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에서 후보 4명이 기호를 추첨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기호 1번 박성훈, 2번 이언주, 3번 박민식, 4번 박형준 후보. /뉴시스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본경선 후보 미디어데이가 열린 지난 7일 오후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에서 후보 4명이 기호를 추첨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기호 1번 박성훈, 2번 이언주, 3번 박민식, 4번 박형준 후보.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4·7 보궐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박형준 후보가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추격에 나선 이언주·박민식 후보가 ‘단일화’라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박 후보에 대항하려면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이언주ㆍ박민식 후보의 단일화 추진은 여론조사 결과가 영향을 미쳤다. 박형준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 7~8일 부산 거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산시장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박형준 후보가 28.8%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언주 후보(8.2%), 박민식 후보(3.5%), 박성훈 후보(2.2%)의 지지율을 크게 웃돈 것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주자인 김영춘 후보(18.3%)도 여유 있게 제쳤다.

박형준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당내 후보 적합도에서도 53.6% 지지를 받았다. 이언주 후보(19.5%), 박민식 후보(7.9%), 박성훈 후보(4.7%)가 뒤를 이었다. (95% 신뢰수준·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1강’인 박형준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격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박 후보가 우세한 것은 사실”이라며 “대형사고가 터지지 않는 한 (경선을) 무난하게 완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형준 예비후보가 지난 2020년 12월 15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 연단에 오르는 모습. /뉴시스
박형준 예비후보가 지난 2020년 12월 15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 연단에 오르는 모습. /뉴시스

◇ 박형준 제외한 3자, 단일화 이룰까

박형준 후보의 독주 속에서 나머지 후보들은 결국 단일화를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 불을 지핀 것은 박민식 후보다. 박민식 후보는 지난 8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언주·박성훈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박민식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박형준 후보를 ‘패장’에 비유하며 책임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0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에 과반 의석을 내준 국민의힘의 역대급 참패로 평가된다.

이들은 박민식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한 지 하루 만인 지난 9일 부산 진구 소재 박성훈 후보의 사무실에서 회동했다. 하지만 단일화에 긍정적인 박민식·이언주 후보와 달리 박성훈 후보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박성훈 후보가 “박민식 후보가 내놓은 문제의식은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언급한 것을 고려할 때 긍정 신호로 풀이된다.

세 후보는 이날 회동에서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 및 절차를 확정짓진 못했지만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침체돼가는 부산을 젊은 부산으로 만들고 국민의힘 세대교체를 통해 정권교체 희망을, 과거 정치로부터 단절된 새로운 시대를 엶으로써 정권교체 교두보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본선에서 민주당을 이기기 위해서는 정권심판을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후보여야 한다”고 했다.

박형준 후보는 나머지 후보들의 단일화 움직임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지난 8일 부산시의회에서 가진 정책발표회에서 “다른 후보들이 합종연횡하는 문제는 그 분들의 자유영역”이라며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자체 본경선 일정은 지난 5일부터 시작됐다. 설 연휴 다음날부터 토론회가 진행된다. 15일 박성훈-박민식 후보와 박형준-이언주 후보가 차례대로 맞수토론에 나설 예정이다.

토론회는 18일, 22일, 25일도 각각 진행된다. 최종 후보 발표는 내달(3월) 4일이다. 별도 단일화를 추진하기 빠듯한 일정이다. 단 박민식·이언주 후보가 단일화에 적극적인 데다 박형준 후보의 독주 체제가 굳어진 만큼 단일화 논의가 급류를 탈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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