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원 M&M 대표는 지난해 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에 당선돼 대한체육회 인준만 남겨놓고 있다. /뉴시스
최철원 M&M 대표는 지난해 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에 당선돼 대한체육회 인준만 남겨놓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스포츠계가 또 다시 학폭(학교폭력)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관련 내용을 언급할 정도로 파문이 거세다. 이 같은 상황이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취임을 기다리고 있는 최철원 M&M 대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스포츠계 덮친 폭력 문제… 최철원은 어쩌나

최근 시즌이 한창인 프로배구계의 최대 화두는 다름 아닌 학폭이다. 여자배구계 슈퍼스타인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를 향해 연이어 학폭 피해 폭로가 제기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졌다. 소속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가 무기한 출전정지, 대한배구협회가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 등의 중징계를 내렸지만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파문은 남자배구계로도 번졌다. OK금융그룹 읏맨 소속 송명근·심경섭이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고, 이들은 잔여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들 역시 국가대표 자격이 무기한 박탈된 상태다. 

이는 비단 배구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 학폭 전력이 드러나면서 거센 파문이 이는 일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1차 지명한 고등학생 선수에 대해 학폭 문제가 제기되자 지명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취임을 기다리고 있는 최철원 M&M 대표의 거취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범 SK그룹 일가인 최철원 대표는 2010년 이른바 ‘맷값폭행’ 사건으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당시 그는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던 화물기사를 폭행한 뒤 맷값이라며 2,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나타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는 영화 ‘베테랑’의 핵심 소재가 된 사건이기도 하다.

최철원 대표는 10여년이 훌쩍 흐른 지난해 12월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며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사회적 물의를 빚은 그가, 그것도 폭행사건의 가해자였던 그가 스포츠단체 수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거센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철원 대표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에 당선됐다. 하지만 아직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바로 대한체육회 인준이다.

대한체육회는 이달 초 이사회를 통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최철원 대표의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취임 승인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국 최근 연임에 성공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최종 결정을 내려야하는 상황이다. 

바로 이 같은 시기에 터진 학폭 파문은 최철원 대표의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취임 여부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황희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폭력이나 체벌, 성추행 문제 등 스포츠 인권 문제가 제기돼 왔다”며 ”이런 문제가 근절될 수 있도록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같은 날 ”스포츠 인권을 강화하려는 절박한 노력이 필요하다. 체육계가 공정 가치의 불모지대나 인권의 사각지대가 될 수는 없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도록 저희도 다시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스포츠계의 폭력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취임이 강행될 경우 더욱 거센 반발은 물론 형평성 문제 등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당사자를 비롯해 다방면의 목소리를 들으며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시한이 정해져있는 것은 아니며, 이달 중에는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체육시민연대는 지난 15일 성명서를 통해 최철원 대표의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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