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치권에서 피어나는 ‘당선 후 대권 직행설’ 잔불에 시달리는 모양새다. 안 대표와 국민의당은 이러한 추측을 ‘안 대표 흔들기’로 바라보며 의구심 해소에 힘을 쏟고 있다.

17일 국민의당은 안 대표의 대권 직행설을 재차 부정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치인의 정직성과 시민에 대한 책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질이 있기 때문에 1년 후에 뭔가 다른 자리를 생각한다는 건 본인(안 대표) 성향에도 나올 수 없는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결자해지’의 자세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 대표는 ‘대선 불출마’ 입장을 강조해 왔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출마 결심 배경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후 입장은 더 확고해졌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민이 저를 선택한다면 연임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당선 후 1년 뒤인 2022년, 대선이 아닌 지방선거를 선택하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의구심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출마 당시부터 ′정치적 술수′라는 비판이 깊게 깔린 탓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획단장을 맡은 김민석 의원은 안 대표 출마 선언에 대해 “시정에 대한 진지한 접근보단 대선에 여전히 마음을 둔 상태에서 정치적 접근”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야권 내 그럴 듯한 대선주자가 없다는 점도 이같은 추측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보궐선거 이후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새로운 인물의 등장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선거 국면으로 지지율을 굳힌 안 대표가 직접 나설 것이란 시나리오도 회자되고 있다.

◇ 전형적인 안철수 흔들기

이러한 소문에 국민의당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실체가 없는 추측으로 안 대표를 흔들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당 내부의 생각은 동일한데 외부에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느낌”이라며 “당 내부 발이 아닌 당 밖 호사가들이나 민주당 스피커를 자처하는 일부 의원들의 입에서 전달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해석이 나오는 것이 안 대표 입장에선 억울한 해석”이라며 “서울시장 선거가 얼마나 남았다고 대권 이야기를 하는 건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안 대표는 ′5년 중·장기 공약′을 내걸면서 이러한 의구심에 맞서고 있다. 그는 전날(16일)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5년 공약이다. 지난번 부동산 공약도 5년간 74만 6,000호라고 말씀드린 것처럼 5년 내 어떤 것들을 할 것인지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못 박았다. 국민의당 관계자 역시 “5년을 강조하는 이유도 불필요한 오해를 줄였으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역시 이러한 추측이 ‘전형적인 안철수 흔들기’라고 평가했다. 일단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일뿐더러, 안 대표의 정치적 진로를 고려했을 때도 적절치 않다는 평가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대권 직행을 위해선 4월에 당선되자마자 7월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이번 단일화로 당선이 되고, 재선까지 성공할 경우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세력도 커지는 것이 안 대표로서도 최선”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