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당 대표 보궐선거 일정안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당권 경쟁 예열에 들어갔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당 대표 성추행 사건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인 정의당이 리더십 공백을 메우기 위한 당 대표 선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당내에서는 다수의 후보가 하마평에 오르며 분위기도 예열되는 상황이다.

18일 정의당에 따르면, 당은 내달 1일 선거공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당권선거에 돌입할 계획이다. 내달 5일부터 6일까지 후보등록을 마친 뒤, 18일부터 23일까지 6일간 선출 투표를 진행한다. 과반 득표 후보자가 없으면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결선투표는 24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당내에선 무엇보다 당 정상화를 위해서 차기 리더를 빨리 선출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상황이다. 강은미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5일 “현재 위기를 극복하고 당을 정상화하기 위해 당 대표 보궐선거를 가급적 빠른 시일에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달 28일 정의당 전국위원회에서 안건이 통과될 경우 본격적으로 경선이 시작되기 때문에 당내에서도 벌써부터 분주한 모양새다. 정의당에 따르면, 복수의 전직 의원들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정미 전 의원을 비롯해 박원석‧여영국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정미 전 의원은 2017년 당 대표를 역임했고, 박원석 전 의원은 앞서 5기 심상정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맡는 등 당내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통한다. 여영국 전 의원은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인 창원 성산구를 계승하며 국회에 진출했다. 

다만 꾸준히 언급됐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출마하지 않을 것이란 게 당내 인사들의 전언이다. 지난해 당 대표에서 내려온 것 자체가 대표로서 소임을 끝낸 것이라는 평가다.

당 내에서는 이정미·박원석·여영국 전 의원 등 무게감 있는 인사들의 출마설이 거론되고 있다. /뉴시스

◇ ‘무게감’ 있는 인사들 후보로 거론

이들이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무게감’이다. 그간 당이 여러 차례 홍역을 치르면서 당내 갈등이 극심해진 상황에서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탓이다. 후보로 거론되는 전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직 의원으로 고민이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선 김종철 전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의식도 존재하는 분위기다. 김 전 대표가 ‘선명한 진보정당’을 앞세워 정의당의 역할을 강조했지만, 오히려 확장성이 사라진 데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실제로 정의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대 박스권에 갇힌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가 단연 화두로 떠오른다.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당내 조직문화 개선을 완수할 수 있는 리더십의 요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실패 이후 무기력에 빠져있는 당을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지 실질적인 전략의 필요성도 거론된다. 

정의당은 이번 선거 국면을 통해 당의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심산이다. 강 위원장은 “이번 당 대표 선거가 쇄신방안을 둘러싼 전당적인 토론의 장이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전 의원 역시 이날 통화에서 “20년 제도권 정당이 5% 박스권에 갇혀있는데 출구전략이 무엇인지가 최대 문제”라며 “그 출구를 만들기 위한 킬러 콘텐츠가 무엇인지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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