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변신에 성공한 전수경 /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방송화면 캡처
연기 변신에 성공한 전수경 /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방송화면 캡처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화장기 없는 민낯에 수수한 옷차림, 생기를 잃은 표정까지. 배우 전수경이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을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전수경은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뒤, 1990년 뮤지컬 ‘캣츠’를 시작으로 ‘브로드웨이 42번가’ ‘시카고’ ‘아가씨와 건달들’ ‘맘마미아’ 등 대형 뮤지컬에 연이어 출연하며 ‘1세대 뮤지컬 배우’로 이름을 알렸다. 관중을 압도하는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조연상 및 여우주연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며 ‘뮤지컬 디바’ ‘뮤지컬 대모’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전수경의 연기는 무대 밖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는 1989년 영화 ‘새앙쥐 상류작전’으로 스크린에 발을 내디딘 데 이어, 2008년 방송된 SBS ‘떼루아’로 드라마에 첫 도전하며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약을 보였는데, 특히 안방극장에서 기업 CEO, 재벌집 사모님 등의 캐릭터를 다수 맡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작들을 통해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전수경 / SBS ‘언니는 살아있다’(위), KBS2TV ‘황금빛 내 인생’ 방송화면 캡처
전작들을 통해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전수경 / SBS ‘언니는 살아있다’(위), KBS2TV ‘황금빛 내 인생’ 방송화면 캡처

대표적으로 SBS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재벌집 딸 세라박(송하윤 분)의 친모 비키정으로 분해 양달희(김다솜 분)를 ‘참교육’하는 장면을 통쾌하게 그려내 강한 임팩트를 남기는가 하면, KBS2TV ‘황금빛 내 인생’에서 해성그룹 노양회(김병기 분)의 둘째 딸 노진희 역을 맡아 노명희(나영희 분)와 팽팽한 대립 구도를 형성하며 ‘신스틸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 밖에도 MBC ‘시간’, SBS ‘복수가 돌아왔다’, MBC ‘하자있는 인간들’ 등 여러 작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런 전수경이 확 달라졌다.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이야기를 담은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그는 박해륜(전노민 분)의 아내이자 라디오 메인 작가 이시은 역을 맡아 화려함과는 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시은 역으로 완벽하게 분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전수경 /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방송화면 캡처
이시은 역으로 완벽하게 분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전수경 /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방송화면 캡처

극 중 이시은은 30년 동안 오로지 남편과 자식 챙기기에 바빠 자신을 꾸미는 데 소홀해진 인물이다. 첫 회부터 전수경은 가족만을 위해 살아온 50대 조강지처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이목을 사로잡았다. 외적인 변신은 물론 행동까지 남편과 자식밖에 모르는 캐릭터 그 자체로 분했고, 이는 한순간 남편으로부터 이혼 통보를 받은 이시은의 처량함과 안쓰러움을 극대화했다. 

배신감, 분노, 좌절감 등 캐릭터가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낸 점은 시청자들의 공감지수를 높였다. 또 남편에게 버림받은 상황 속 자식들의 밥을 챙기는 장면 등에서 디테일한 연기를 보여주며 인물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해냈다. 전작들과 비교해 180도 다른 모습과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보여준 전수경. 그가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어떤 모습들을 더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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