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 사이즈 UP, 외관 느낌 더욱 스포티해… 통풍시트 등 소비자 니즈 반영
고속 안정감·부드러운 승차감·가속력 일품, 연비는 15㎞/ℓ 상회
사이드미러 화각 좁아, 하이브리드 특성상 치고 나가는 느낌 미미

/ 제갈민 기자
혼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전면부.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서울·인천=제갈민 기자  혼다코리아가 연초부터 공격적인 신차 출시행보를 보이며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혼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소비자들의 ‘일본차’에 대한 반감을 성능으로 상쇄시키기 충분한 모델이다.

혼다가 지난달 국내에 새롭게 선보인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지난 2018년 국내에 선보인 10세대 어코드의 마이너체인지 모델이다. 상품성을 일부 강화한 모델로, 외관이나 실내 인테리어 부분에서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큰 폭으로 개선된 점은 심장부다. 그간 어코드 하이브리드 모델은 엔진이 주가 돼 출력을 뿜어내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모델이었으나, 이번 마이너체인지를 거친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2개의 모터가 주 출력원이다. 여기에 엔진은 고속 주행 시 개입을 해 최적의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게 혼다 측의 설명이다. 이 외 휠 사이즈가 더 커지고, 편의장비 등이 개선됐다.

10세대 어코드는 앞서 지난 2018년 ‘북미 올해의 차’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북미 올해의 차 타이틀을 거머쥔 차량에 편의성이 개선된 모델인 만큼 기대가 크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더케이(THE-K) 호텔에서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모델의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시승은 인천 영종도까지 편도 약 73㎞, 왕복 147㎞를 주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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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좌측면. 휠 디자인과 크기가 부각된다. 쿠페형으로 떨어지는 디자인도 스포티함을 더한다. / 제갈민 기자

외관은 3년 전에 비해 크게 바뀐 부분이 없지만 휠 사이즈가 2인치가 더 커진 19인치 휠이 장착됐다. 휠의 크기는 차량의 달리기 성능과 직결된다. 휠 사이즈가 커지면 타이어 내경과 외경의 차이인 단면 높이가 줄어들게 되는데, 타이어 폭이 일정하다는 가정 하에 편평비가 낮아지게 된다. 편평비는 타이어 폭에 대한 단면 높이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편평비가 낮아지면 운전자의 스티어링 휠 조작 정도를 보다 빠르게 타이어에 전달할 수 있어 민첩한 코너링 성능(주행성능)과 차체의 거동 안정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타이어 편평비는 3년 전 출시된 모델에 비해 10이 낮아진 40이다. 이는 3년 전 국내에 출시된 모델보다 주행성능과 안정감이 더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휠 사이즈가 커지고 디자인도 달라져 차량의 느낌이 한층 스포티해졌다.

전면부에서 달라진 점은 라디에이터그릴 부분에 크롬 도금이 이뤄진 점과 안개등 부분 디자인이 변경됐다. 또 차량의 전후 중앙에 혼다 엠블럼은 파란색 테두리가 적용된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럼인 ‘블루H’를 적용했으며, 후면부는 외부에서 머플러가 보이지 않게 히든머플러 채택해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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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실내. 1열 센터페시아와 스티어링 휠 조작버튼은 단순하게 설계해 조작 편의성을 극대화 했다. / 제갈민 기자

실내 디자인 부분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일부 개선된 점으로는 스티어링 휠의 열선 작동 버튼을 중앙 하단부에 추가한 것과 1열 시트 통풍기능, 2열 시트 열선기능 등이다. 이러한 기능은 모두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능이다. 한국 소비자 니즈를 잘 반영한 부분이다.

이 외 후진 시 우측 사이드미러 각도가 아래로 하향되도록 기능이 추가된 점도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부분 중 하나다. 또한 차로유지보조시스템(LKAS) 기능을 강화해 반자율 주행 기능을 높였다는 것이 혼다 측의 설명이다.

실내 공간도 넉넉하다. 시트포지션을 낮게 설정하고 운전석 시트를 다소 뒤편으로 조정했음에도 2열 레그룸은 넉넉했다. 동승석을 운전석과 동일한 위치로 조정할 시 동승석 탑승객은 다리를 쭉 뻗을 수 있으며, 2열 탑승객의 무릎과 1열 시트 간 간격은 주먹 2개 이상의 공간이 남는 정도다. 수입차 중 2열 공간을 이렇게 잘 뽑아내는 차량은 찾기 힘들다. 또한 2열 시트는 6대 4 비율로 접을 수 있어 적재함(트렁크) 공간을 늘릴 수 있다. 활용도가 높다.

실내 수납공간은 준수한 정도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운전자를 배려한 점으로는 선글라스 보관함을 1열 실내등 뒤편에 마련한 점이다. 요즘 수입차들에서는 선글라스 수납공간이 설치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어 아쉬운데 혼다는 이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외관과 내부를 살펴본 후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서초구에서 영종도를 돌아오는 시승코스는 대부분 고속화도로로 구성돼 있다.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 인천대교를 주행하는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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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주요 조작부 및 2열 시트 폴딩 모습. / 제갈민 기자

더케이 호텔 서울에서 출발해 고속화도로에 진입하기 전 저속 구간에서는 최대한 전기모드(EV)를 활용해 연료 소비를 최소화했다. 신호대기 중일 때는 차량의 시동이 걸려 있는 것이 맞는지 계기판을 확인할 정도로 정숙성이 뛰어났다. 이는 고속주행에서도 그대로 느껴졌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고속주행 느낌은 물 흐르듯 부드럽다. 전면 유리도 넓게 설계돼 주행 시 시야 확보가 용이하고 속도감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진다.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아 가속페달을 자꾸만 밟게 되는데, 엔진음도 조용하고 실내로 유입되는 노면소음과 풍절음이 크지 않아 눈 깜짝할 새 속도는 X영역 중반에 도달한다. 속도를 높이는 동안 변속충격도 느껴지지 않으며, 다운시프트 충격도 없다. 무단변속기(CVT)의 장점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스티어링 휠 조작 감도는 가벼운 편은 아니다. 일반적인 주행모드인 컴포트(노말)에서도 다소 묵직한 느낌이다. 주행간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엔진음이 조금 거칠어지고 스티어링 휠 감도가 한층 더 묵직해진다.

고속주행 중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과 차로유지보조시스템을 작동하면 고속도로 직선구간과 완만한 코너는 스티어링 휠 조작을 하지 않더라도 차량이 스스로 앞차와 간격과 속도를 조절하고 차로를 따라 주행을 행하는데 안정감이 느껴지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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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계기판. 시승 후 트립 상 평균 연비는 15.6㎞/ℓ를 기록했다. / 제갈민 기자

영종도까지 편도 73.3㎞를 주행한 후 계기판 트립 상 평균 연비는 15.2㎞/ℓ를 기록했으며, 다시 더케이 호텔 서울로 돌아온 후 평균 연비는 15.6㎞/ℓ를 달성했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공인 복합연비는 17.5㎞/ℓ, 고속도로 연비는 17.0㎞/ℓ에는 소폭 부족한 수치지만 크루즈컨트롤을 최대한 활용하며 정속 주행을 행하면 복합연비 이상도 충분히 달성이 가능한 정도로 분석된다.

다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3년 전 10세대 어코드 모델이 출시됐을 때도 지적한 사항 중 하나인 좌측 사이드미러 화각은 너무 좁다. 좌측 대각선 뒤편에 있는 차량이 안 보인다. 물론 좌측으로 차로변경을 할 때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숄더체크를 하는 것이 운전의 정석이라고는 하나, 적잖은 운전자들이 이를 행하지 않는다.

물론 사이드미러는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광각 미러로 교체할 수는 있지만, 개별적으로 시간을 할애해 공업소를 찾아가야 하는 문제가 있다.

주행 느낌에서 아쉬운 부분은 급가속을 행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을 시 치고나가는 느낌이 없다는 점이다. 좋게 말하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물 흐르듯 부드러운 가속감이 일품이지만, 스포티한 주행감은 떨어지는 부분이다. 물론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하면서 스포티한 주행 성능까지 바라는 것은 욕심이기는 하지만 혼다 측이 ‘파워풀 하이브리드’라고 강조하는 부분과는 다소 멀게 느껴지는 부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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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후면부. 흰색 모델. /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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