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5 06:02
페퍼저축은행, ‘내부통제 시스템’ 도마 위 오른 이유
페퍼저축은행, ‘내부통제 시스템’ 도마 위 오른 이유
  • 이미정 기자
  • 승인 2021.02.23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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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이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페퍼저축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페퍼저축은행이 고속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산과 이익 모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시장 내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외형을 불린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마케팅 강화로 기업 인지도 높이기에도 애쓰고 있다. 그런데 최근 페퍼저축은행의 승승장구 행보에 찬물을 끼얹는 이슈가 발생했다. 대주주와 대표이사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법 규정 위반 내용이 다수 적발돼 당국의 제재 철퇴를 맞았기 때문이다. 

◇ ‘외형성장세 주력’ 페퍼저축은행 내부통제는 ‘구멍 숭숭’ 

페퍼저축은행은 호주 페퍼그룹이 2013년 10월 옛 늘푸른저축은행을 인수해 출범시킨 곳이다. 영업 개시 당시, 총 자산 규모는 1,700억원에 불과했지만 페퍼저축은행은 어느덧 자산 4조원대를 바라보는 저축은행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총 자산 규모는 3조9,317억원에 달하고 있다. 경기, 호남 지역을 영업 기반으로 삼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은 2016년 총 자산 1조원을 넘어선 뒤,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자산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산기준으로 업계 순위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런데 외형 성장에 주력하는 사이, 최근 몇 년간 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 관리엔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페퍼저축은행의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의 행위를 적발해 과징금 1억4,000만원과 과태료 1,200만원을 부과했다. 또 임원 2명에 대해 각각 주의적경고와 주의 처분을, 직원 1명에 대해선 주의 조치를 내렸다. 

금감원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016년 10월 4일부터 지난해 4월 1일까지 대주주에 총 1억1,600만원의 이익을 부당하게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수수료를 과다 지급한 사실도 적발됐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019년 9월 27일과 지난해 3월 31일에 총 1,200억원의 우선주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주간사에 대해 증자금액의 1%를 성공 보수로 각각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대주주 등에 해당하는 곳에 대해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1%를 초과한 1.04%를 지급해 총 4,400만원의 이익을 부당하게 제공한 사실이 밝혀졌다.  

대표이사에 대한 자녀 학자금도 부당하게 지급했다. 장 매튜 하돈 대표이사는 페퍼저축은행에 부임하기 전인 2013년도 현 대주주로부터 자녀 학자금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페저축은행은 2016년 10월 4일 정당한 이유 없이 자녀학자금을 다시 지급했고, 총 6,600만원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했다. 회사 측은 이를 놓고 지급 체계 변동 과정에서 업무상 착오가 있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장 매튜 대표는 부당하게 지급받은 자녀학자금 6,600만원을 모두 환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 대주주에 부당이익 제공 등으로 과징금 철퇴 맞아

이뿐만이 아니다. 대주주 관계사에 대한 임대료 연체이자와 임대료 인상분 600만원 상당을 별도로 청구하거나 수령하지 않는 등의 규정 위반 사실도 적발됐다. 현행법상 상호저축은행은 정당한 이유 없이 대주주 등에게 금전, 서비스,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또한 페퍼저축은행은 결격사유가 있는 사외이사 선임하거나 개별차주에 대한 신용공여한도를 초과하기도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2017년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A사와 5,400만원 규모의 자문용역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A사 대표이사인 B씨를 이듬해 자사의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6조 등에 의하면 상호저축은행은 최근 사업연도 중에 해당 금융회사와 매출총액의 100분의 10 이상 금액에 상당하는 단일 거래계약을 체결한 법인의 상근 임직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수 없고, 사외이사를 선임하려는 경우 자격요건을 충족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외에도 금감원은 페퍼저축은행에 다수의 내부통제시스템 강화도 요구했다. 금감원은 △부동산담보기업대출 취급 시 심사 강화 △집합투자증권 리스크 관리 강화 △이사회 운영 실효성 제고 등을 요구하며 경영유의사항 3건과 개선 2건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금감원 지적사항에 대해선 즉각 시정조치를 완료한 상태”라며 “앞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해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TV 광고를 시행하는 등 기업 인지도 제고에 힘써왔다. 이달 초에는 신사옥으로 이전하며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기도 했다. 기업 신인도 제고에 고삐를 조이고 있는 시점에 불거진 내부통제 이슈는 뼈아프게 다가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