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수 KB생명 대표이사가 올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KB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허정수 KB생명 대표이사가 무거운 발걸음을 떼고 있다. 작년 우수한 영업실적고를 올렸음에도 순이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즉시연금 분쟁 관련 충당금 적립 등 이슈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도 생보업계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허 대표의 경영 관리 부담은 높아진 모양새다.  

◇ 영업은 잘했는데… 순이익은 적자전환 

보험업계는 지난해 저금리 고착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에도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냈다. 다만 개별사로 보면 조금씩 희비는 엇갈린 모습이다. 특히 준수한 외형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부진한 순이익 성적표를 받아든 곳도 있다. KB생명도 그 중 하나다. 

지난해 KB생명은 23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60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즉시연금 관련 충당금 적립, 수익증권 손상인식, 합의퇴직에 따른 특별퇴직금 지급, 영업활성화에 따른 수수료 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즉시연금 미지급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패소할 것을 대비해 충당금을 미리 쌓은 것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KB생명 등 주요 생보사는 가입자와 ‘즉시연금 미지급금’과 관련해 소송을 벌이고 있다. 최근 주요 보험사들이 ‘증기연금 미지급’ 소송에서 줄줄이 패소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KB생명을 소송 패소를 대비해 200억원 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요인을 제외하면 KB생명의 영업 실적은 좋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KB생명의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1,8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4% 증가했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한 뒤 처음 낸 보험료를 뜻한다. 보험사의 주요 성장성과 영업력을 나타나는 지표로 활용된다. 신계약 금액도 전년 동기보다 18.2% 늘었다. 수입보험료는 전년 보다 69% 늘어난 1조3,724억원을 기록했다. 

KB생명은 지난해 GA(법인보험대리점)와 방카슈랑스 채널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영업 전략을 펼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다만 영업실적이 증가로 수수료 등 각종 비용부담도 늘어나면서 단기적인 이익은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 충당금 등 각종 비용 증가에 발목… 올해 수익성 개선 과제  

이에 대해 KB생명 관계자는 “보험사는 업종 특성상, 영업이 잘 되면 단기적으로 비용이 증가하는 구조”라며 “이에 영업실적이 늘면 단기적으로 이익 자체는 쪼그라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영업실적 수익 인식은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회사의 실적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수입보험료, 초회보험료, CMIP(월납 환산 보험료) 등의 항목이 중요하게 인식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 지표인 순이익도 중요하다. KB생명은 작년 적자 실적을 내면서 그룹 연결 실적에 기여하지 못했다.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그룹사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이에 허정수 대표이사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허 대표는 작년 말 3연임에 성공하며 임기가 1년 연장됐다.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것과 동시에, 수익구조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품고 있다. 올해도 보험업황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기조’ 고착화 상황 속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장기화되고 있어 업계의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과연 허 대표가 올해 어려운 업황에서 수익성을 개선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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