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랩터 사전계약 개시… 수입 픽업 3종으로
쉐보레 실버라도·포드 F150 등 향후 정식수입 가능성 지속 언급
국산 픽업,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뿐… 명맥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

포드가 픽업트럭 레인저의 국내 도입 시기를 최종적으로 확정 짓고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사진은 포드 레인저 랩터. / 포드코리아
포드가 픽업트럭 레인저의 국내 도입 시기를 최종적으로 확정 짓고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사진은 포드 레인저 랩터. / 포드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전운이 감돈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모델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현재 쌍용차의 상황이 그리 녹록지 못하다. 이러한 가운데 포드는 픽업트럭 레인저 모델 2개 트림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쌍용차의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수입차 브랜드가 장악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수입 픽업트럭은 △쉐보레 콜로라도 △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2종이다. 최근에는 포드가 레인저 2개 트림을 오는 4월 국내에 출시한다고 선포하며 사전계약에 돌입해 사실상 수입 픽업트럭은 3종으로 늘어났다.

국내에 출시되는 포드 레인저는 와일드트랙과 랩터 2종이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의 국내 판매가격은 4,990만원이며, 레인저 랩터는 6,390만원이다. 가격만 놓고 보면 레인저 와일드트랙은 쉐보레 콜로라도를, 레인저 랩터는 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콜로라도가 쉐보레의 판매량을 견인하면서 동시에 수입차 3,000~4,000cc 차량 판매율까지 끌어 올리고 있다. / 쉐보레
콜로라도가 국내 수입 픽업트럭 시장을 개척했다. 또한 콜로라도는 쉐보레의 판매량을 견인하는 효자모델로 등극했다. / 쉐보레

쉐보레 콜로라도는 현재 국내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콜로라도의 지난해 연간 판매실적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데이터 기준 5,215대에 달한다. 콜로라도의 판매량이 높은 배경에는 가격경쟁력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쉐보레 콜로라도의 국내 판매가격은 3,830만원~4,649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국산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가격과 겹친다. 저렴한 몸값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며, 이는 판매량이 입증했다.

콜로라도는 총 5개 트림으로 나뉜다. 기본 트림인 익스트림에는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 △후방카메라 및 후방주차 보조 시스템 △전동시트 및 1열 열선기능 등이 기본 제공되나, 4륜구동(4WD) 시스템과 차선이탈·전방추돌 경고시스템을 원하는 소비자는 익스트림 4WD 이상을 선택해야 한다.

콜로라도 익스트림 4WD 트림에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와 고해상도 컬러터치 스크린 및 디지털 후방카메라 등이 포함된 멀티미디어 팩, 그리고 외장 옵션으로 사이드스탭·적재함커버·적재함 사이드레일 또는 스포츠바 등 편의사양 일부를 추가로 선택하면 구매가격이 약 4,500만원 수준까지 상승한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이 장착된 트림은 Z71-X 또는 Z71-X 미드나이트 등 상위 2개 트림으로 눈을 높여야 한다. 이 경우 차량 값은 약 4,700만원 이상으로 높아지게 된다.

지프의 픽업트럭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트림은 판매량이 높지는 않다. 지난해 9월 국내에 상륙할 당시 초도물량은 300대로, 2주간의 사전계약 기간에 모두 완판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연말까지 총 판매량은 350대로 집계됐다. 글래디에이터 루비콘은 국내 출시 당시 몸값이 6,990만원으로 책정됐다. 현재 지프 한국홈페이지에는 글래디에이터 루비콘의 판매가격이 7,070만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러한 가운데 포드 레인저는 쉐보레 콜로라도와 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의 중간 정도 가격으로 국내에 출시를 알렸다.

/ 포드코리아
포드가 오는 4월 국내에 출시하는 레인저 와일드트랙. / 포드코리아

와일드트랙은 4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하고 출시되며, 사이드스탭과 범퍼 가니쉬, 적재함커버(루프레일) 등 옵션도 기본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편리한 고속주행을 위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안정적인 운전을 돕는 차로유지보조시스템(LKAS) 및 전방 추돌방지 보조시스템이 탑재된다.

포드 레인저 랩터는 와일드트랙과 외관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전면부 범퍼와 휠 하우스에 블랙 가니쉬를 적용해 더 터프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오버 펜더 형태의 휠 하우스 블랙 가니쉬로 인해 전폭(차폭)이 와일드트랙 대비 161㎜ 더 넓다. 또한 오프로드 특화 서스펜션이 장착돼 지상고(바닥부터 차체 하부까지 높이)와 전고(차량 높이)도 와일드트랙 트림보다 소폭 높다.

또한 포드 레인저는 디젤 엔진을 얹어서 출시돼 더욱 매력적이다. 그간 국내에 출시된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나 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은 모두 가솔린 모델이다. 가솔린은 디젤 대비 유류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또한 콜로라도나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모두 3.6ℓ급 가솔린 엔진을 얹어 공인 복합연비가 각각 8.1㎞/ℓ, 6.5㎞/ℓ 수준에 불과했다. 도심 주행 시에는 연비가 더 낮게 책정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포드 레인저 2종은 디젤 엔진을 얹고 출시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해 보인다. 포드 레인저는 2.0ℓ 에코블루 디젤 엔진을 얹어 와일드트랙이 10.0㎞/ℓ, 랩터가 8.9㎞/ℓ의 복합연비를 달성했다. 디젤이 가솔린 대비 저렴한 것을 감안하면 유류비 측면에서는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쉐보레 대형 픽업트럭 실버라도. 국내 도입설이 무성하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 / 쉐보레 홈페이지 갈무리
쉐보레 대형 픽업트럭 실버라도. 국내 도입설이 무성하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 / 쉐보레 홈페이지 갈무리

현재까지 국내 출시 및 출시 확정 픽업트럭의 수는 총 3종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향후 쉐보레가 콜로라도보다 한 체급 큰 픽업트럭 실버라도를, 포드가 픽업트럭의 대명사격으로 불리는 F-150을 국내에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다.

실버라도와 F-150의 국내 도입설이 무성한 배경에는 병행수입 시에도 차량 가격이 7,000만원 내외에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병행수입 차량은 수입차 한국지사 및 공식 딜러사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것보다 값이 높게 책정된다. 즉, 정식 수입판매가 된다면 병행수입 판매가격보다 조금이나마 몸값을 낮출 수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또한 쌍용차의 현재 상황이 수입 픽업트럭의 정식 수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산 픽업트럭은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와 차체 길이를 늘린 렉스턴 스포츠 칸으로 단 2종에 불과하다. 타 국산 자동차 브랜드에서는 현재 픽업트럭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 국산 픽업트럭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는 최근 3년간 △2018년 3만9,820대 △2019년 4만1,444대 △2020년 3만2,936대 등의 판매고를 올렸다. 사실상 독점 시장이다.

그러나 쌍용차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결국 국산 픽업트럭 명맥은 끊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픽업트럭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수입차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일본차 브랜드의 픽업트럭 모델. 토요타 타코마(위)와 혼다 릿지라인(아래). / 토요타, 혼다
일본차 브랜드의 픽업트럭 모델. 토요타 타코마(위)와 혼다 릿지라인(아래). / 토요타, 혼다

만에 하나 이렇게 되면 일본차 브랜드에서 픽업트럭을 들여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본차 브랜드의 픽업트럭은 △토요타 타코마 △혼다 릿지라인 2종이 글로벌 시장에서 현재 판매되고 있다.

미국 시장 기준 토요타 타코마의 기본 가격은 2만6,250~4만4,175달러(약 2,900만원~4,900만원), 혼다 릿지라인은 3만6,490~4만3,920달러(약 4,000만원~4,870만원) 수준이다. 국내에 판매가 이뤄진다면 중간트림 이상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인 옵션이 추가되는 것을 감안하면 토요타 타코마는 3,000만원대 중반부터, 혼다 릿지라인은 4,000만원대 중반 수준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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