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반대 입장이 표출되고 있고, 민주당이 무리하게 ‘검찰개혁 시즌2’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반대 입장이 표출되고 있고, 민주당이 무리하게 ‘검찰개혁 시즌2’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속도조절론’을 일축하고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립을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 시즌2’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 이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속도조절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지자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일축하며 검찰개혁 시즌2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검찰에 남아 있는 6대 범죄 수사기능까지 수사청에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수사청 관련 법안을 3월에 발의해 올해 6월에는 통과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수사청 설치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상민 의원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이 시점에 수사청을 별도로 신설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며 “오히려 지금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이 잘 정착 운영되도록 정밀하게 집중 관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리고 지금은 무엇보다도 코로나19 극복과 민생회복에 최우선적으로 모든 노력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첫째 수사청이 신설된다면 국가수사 기능이 너무 산만하고 특히 수사기관이 너무 많고 난립돼 국민과 기업에 부담과 압박이 지나치게 가중되고, 둘째 오히려 반부패수사 역량은 산일되거나 혼란스러워 저하될 수 있다”며 “각 수사기관 사이의 관계도 복잡다지하여 매우 혼돈스러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셋째 검찰개혁 차원에서의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이 우여곡절 끝에 시행된지 얼마 안되었으므로 잘 착근되도록 세밀하게 집중 관리해야 할 이 때에 또 대개편을 할 경우 그 혼란과 국민들의 불편, 수사역량의 저하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김기식 민주당 전 의원은 수사청 설치를 검토할 수는 있지만 상반기 법안 통과를 목표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비판을 가했다.

김 전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수사권, 기소권 분리라든가 그에 따른 수사청 등 검토할 수는 있으나 지금 1차적인 검찰개혁 시즌1에 있어서의 수사권 조정 문제가 안착되면서 다음 단계로 시즌2를 하는 게 맞지, 아직 시즌1이 시행도 안 됐는데 지금 시즌2 하는 거는 너무 빠르다. 이게 대통령의 뜻인 것은 분명하다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을 설득하기 이전에 여당 내에서의 이견조차 아직 조정되지 않았는데 무슨 작전하듯이 3월 발의, 6월 통과, 9월 시행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정치적 성과를 공고히 하고 싶거나 지지층 내 어필하기 위해서면 몰라도 굉장히 무리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선을 앞두고 공약으로 해서 공론화해서 국민적 지지를 얻어서 대선 이후에 새 정부의 국정 과제로 추진하는 게 오히려 적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강경파들은 “앞으로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며 수사청 설치를 비롯한 검찰개혁 시즌2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지금 국회에서 추진하는 여러 가지 개혁을 어떤 속도로 어떻게 진행해야 된다는 걸 명시적으로 대통령이 말씀하신 건 아니라고 본다”며 “현재 당에서는 (수사청 설치 문제를)그 일정(3월 발의, 6월 처리)을 기준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특위는 지난 두 달 동안 각 분과별 회의와 전체 회의를 통해서 수사청법 등을 포함한 검찰개혁 입법을 준비했다”며 “만약 여기서 멈추면 대통령 선거 등 정치 일정상 언제 다시 추진할 수 있을지 모른다. 앞으로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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