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3 11:46
“반도체·5G가 지구온난화 범인?”… IT업계의 이유있는 ‘녹색바람’
“반도체·5G가 지구온난화 범인?”… IT업계의 이유있는 ‘녹색바람’
  • 박설민 기자
  • 승인 2021.03.02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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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가 세계적 환경문제로 자리잡으면서,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경각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IT분야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라는 조사 결과들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대응방안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진=Getty images,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21세기 들어 세계적으로 가장 큰 환경 문제를 꼽으라면 단연 ‘지구 온난화’라 볼 수 있다. 인간의 다양한 산업·사회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₂) 등의 온실가스로 인해 발생한 지구온난화가 기상이변, 사막화 현상 등의 재난을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다수 산업 분야는 공정, 연구, 발전 등의 산업활동으로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고 지적받고 있다. 이는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정보통신(IT)산업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 전력소모 심한 5G, “2030년엔 탄소 배출량 주범 될 수 있다”

먼저 IT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대표 산업 분야는 ‘통신 분야’다. 지난 2019년 4월부터 상용화를 시작한 5세대 이동통신 ‘5G’가 주된 원인이다. 데이터 전송량을 높이기 위해 더 높은 주파수를 사용하는 5G가 기존 LTE 등 통신망보다 전력 소모가 월등히 커 발전량 증가 등을 통해 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정부 자문기구 기후고등평의회(HCC)는 보고서를 통해 “5G도입은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향후 10년간 5G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5G통신이 도입될 경우, 오는 2030년까지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70~670만톤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에릭슨도 5G의 전력소모량은 LTE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 IT기업인 화웨이의 5G기지국 장비도 기존 LTE장비보다 최대 3.5배의 전력을 더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HCC는 5G인프라가 증가할 경우, 통신부품이나 5G전용 통신기기의 제조도 함께 늘어나면서 탄소 배출량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기 및 부품 제조에 사용되는 금속, 플라스틱 등 원자재를 보급하기 위해 채굴 및 생산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HCC는 “유럽연합(EU)는 5G와 관련된 전자장치와 인터넷을 제공하는 인프라에 대해 좀더 엄격한 에너지 소비 요구사항을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 데이터 전송량을 높이기 위해 더 높은 주파수를 사용하는 5G통신은 기존 4G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때문에 발전량이 급증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증가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래픽=시사위크 DB

이처럼 5G 등 통신분야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국제적인 환경문제로 자리잡음에 따라 국내 통신사들 역시 친환경 에너지 도입 등을 기반으로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먼저 LG유플러스는 현재 5G기지국마다 차세대 친환경 정류기를 부착해 전력 효율을 높이고 있다. 기존 정류기보다 94% 효율성이 높은 친환경 정류기는 1대당 연간 700kW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연간 1대당 290kg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소나무 44그루가 1년간 정화하는 양에 해당한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인천남동스마트그린산단사업단 등 연관 기관들과 함께 지난 24일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탄소배출 절감을 위한 스마트에너지 플랫폼 구축 사업을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입주기업에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공장 에너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인 산업 단지 공장 에너지 관리시스템(CEMS)를 구축·운영하는 역할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에너지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온실가스 및 관리 비용을 줄인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2일 연간 44.6GWh 분량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인증에 관한 ‘녹색프리미엄’ 계약을 한국전력공사와 체결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약 1만6,000여가구의 연간 사용량에 해당하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한국전력공사로부터 공급받아 분당·성수 ICT 인프라센터에서 활용한다. 또한 ‘녹색프리미엄’ 적용 대상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KT도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에 면적 4만8,000㎡ 규모의 친환경 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탄소 저감 사업을 진행 중이다. KT에 따르면 해당 데이터 센터는 냉수식 항온기 등의 고효율 설비를 장착해 연간 2만6,00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데, 이는 기존 대비 20%에 해당하는 양이다.

5G 등 통신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이동통신사들 역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LG유플러스가 지난 2019년부터 5G기지국마다 부착하고 있는 차세대 친환경 정류기./ 사진=LG유플러스

◇ 반도체·DP 사업 뜨니 ‘온실가스 배출’도 늘었다

아울러 통신분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의 ‘꽃’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도 연구개발 및 생산과정에서 대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돼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2016년 이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플렉시블 OLED 등 새로운 첨단 산업이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10월 산업연구원(KIET)에서 발표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과 중장기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 불렸던 지난 2018년 반도체 공정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427만9,000톤이었다. 이는 지난 2016년과 2017년의 온실가스 배출량인 258만1,000톤과 298만톤보다 각각 65.8%, 43.6% 가량 급증한 수치다.

디스플레이 부분 역시 기존 LCD에서 OLED로 사업 전환이 이뤄지면서 생산량 및 수출량 증가하자 온실가스 배출량도 크게 늘었다. 지난 2018년 기준 디스플레이 공정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468만톤으로 2016년과 2017년 배출량인 367만톤과 426만4,000톤보다 각각 27.52%, 9.76% 증가했다.

산업연구원 측은 “반도체 디스플레이의 공정 배출은 지난 2016년까지 저감장치 도입, 대체가스 사용으로 빠르게 감소했으나, 최근 반도체 생산량 증가, OLED 전환으로 다시 상승하고 있다”며 “공정 배출이 전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40.9%에서 2016년 27.7%로 하락하였다가 2018년 30.8%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엔 지속적인 온실가스 감축은 필수적이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경제적·기술적 한계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고효율 온실가스 저감장치 개발 및 도입을 위한 R&D 확충, 규제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산업연구원 남상욱 연구원은 “현재 저감장치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한 R&D를 지속하고, 공정 개발에 대한 R&D도 추진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공정배출 저감은 온실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공정을 개발함으로써 완성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선된 저감장치나 공정 기술의 개발이 실제 생산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센티브 구조가 확립돼야 한다”며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안정적인 수율 확보가 기업에 가장 주요한 과제이다. 따라서 도입을 테스트와 양산 적용을 위해서는 제조기업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