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한 김혜경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뉴시스
한국앤컴퍼니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한 김혜경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타이어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가 최근 오너일가간 갈등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치열한 표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앤컴퍼니 측이 제시한 신규 사외이사 후보의 이력이 눈길을 잡아끈다.

◇ 치열한 표대결 펼쳐질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

한국앤컴퍼니는 오는 30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타이어그룹 오너일가 3세간 갈등이 불거진 이후 첫 정기 주주총회이며, 주주제안이 제출돼 치열한 표대결까지 예고되고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그동안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 형제가 3세 경영체제를 구축해왔으나 지난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2019년 11월 비리 혐의로 구속되기까지 했던 조현범 사장이 지난해 6월 부친으로부터 지주사 지분을 모두 넘겨받으면서 ‘형제경영’ 후계구도가 깨진 것이다.

그러자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부친의 평소 뜻에 어긋난 지분 증여라며 조양래 회장에 대해 성년후견 심판을 신청했다. 뒤이어 조현식 부회장까지 성년후견 심판 절차에 동참하면서 오너일가 3세간 분쟁 양상이 본격화됐다.

이 같은 갈등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동생에게 후계 주도권을 빼앗긴 조현식 부회장은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각각 제출했고, 선임이 이뤄질 경우 지주사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조희경 이사장도 조현식 부회장과 뜻을 함께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는 조현범 사장에 대한 견제장치를 마련하고, 부담을 안겨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한국앤컴퍼니 측은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인 분이 주주제안을 하고 보도자료를 회사가 아닌 변호사를 통해 배포한 것은 매우 당황스럽다. 이사회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별도의 사외이사 선임안을 제안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는 조현범 사장 측 입장으로 볼 수 있다. 

이로써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치열한 표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조현식·조희경 측이 제안한 인물과 사측이 제안한 인물이 나란히 후보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양측이 제안한 후보 2명 중 더 많은 표를 얻은 1명이 선임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앤컴퍼니 측이 제안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 중 한 명의 이력이 눈길을 잡아끈다. 주인공은 김혜경 후보자다.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인 김혜경 후보자는 현재 지구촌나눔운동, 포스코청암재단, 자유통일문화원 등에서 이사를 맡고 있고, 밀알복지재단 고문이기도 하다. 또한 김혜경 후보는 과거 청와대에서 여성가족비서관과 시민사회비서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다름 아닌 이명박 정부 시절이다. 정확히는 2010년 여성가족비서관에 임명됐고, 이어 2011년 시민사회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혜경 후보의 이러한 이력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조현범 사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특별한 관계에 있다. 조현범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막내사위다.

한편,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이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엔 이른바 ‘3%룰’이 적용된다. 아무리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도 의결권이 3%까지만 인정되는 규정이다. 물론 ‘3%룰’을 적용해도 조현범 사장 측이 유리한 상황이지만, 일반 소액주주들의 선택이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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