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민주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경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윤 총장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민주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경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윤 총장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연일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치 추진을 강도 높게 비판하자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의 화가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는 윤 총장 문제가 4월 재보궐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강경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추미애-윤석열’ 갈등 구도 속에서 윤 총장 때리기가 그의 몸집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 것도 강경 대응 자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의 언행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면서 “검찰개혁 관련 의견이라면 법무부 통해서도 제시할 수 있다”고 절제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윤 총장이 퇴임 후 정계 진출을 하기 위해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상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총장, 과유불급이다.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며 “지금 여기저기 소란을 피우고 있지만 시끄럽다. 소음 내지 말았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겹다. 악취 풍기지 않았으면 한다. 그 의도도 불순하게 느껴진다. 사욕이 앞서나. 초조한가. 분별력이 많이 흐려져 있는 것 같다”며 “검찰총장으로서 그 직분에 충실하게 그리고 자중하기를 충언한다”고 강조했다.

이광재 의원도 “윤 총장의 최근 언행은 대단히 부적절한 정치행위다. 퇴임 후 현실 정치에 참여하려는 수순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직을 걸고’라는 표현으로 국민과 개혁세력을 압박하는 모습은 기득권 지키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허종식 의원도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말이 아니면 듣지 말라 했는데, 최소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별할 정도는 되는 줄 알았는데”라며 “어제 오늘 보니 권력에 눈이 가리고 귀가 먼, 대통령도 국민도 눈에 없는 막나가는, 참으로 나쁜 검찰총장”이라고 쏘아붙였다.

윤 총장이 정계 진출 여부에 대해 즉답을 피한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이 표출됐다. 윤 총장은 지난 3일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치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은 아닌 것 같다”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이 사실상 정계 진출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박주민 의원은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지난해 국정감사 때도 윤 총장의 퇴임 이후 행보에 대한 답변이 논란이 됐고 오늘도 그런 뉘앙스로 답했다”며 “윤 총장이 퇴임 이후 정치를 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안타까운 것은 현재 공무원이고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자리에 있음에도 향후 행보에 대해 저렇게 얘기를 하면 국민이 검찰 수사의 중립성을 믿기 어렵다”며 “주의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강경 목소리도 분출되고 있다. 홍영표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남은 임기 동안 주어진 직무에 충실할 생각이 없다면,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임명권자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3일 저녁 JTBC에 출연해 “윤 총장의 거취 부분에 대해 대통령께 건의하는 것도 고민할 수 있다”면서 해임건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총리는 ‘윤 총장이 그만두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대통령에 전달하겠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는 “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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