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커머스 기업 이베이코리아의 인수전에 카카오가 뛰어든다. 신세계, 롯데 등 유통 대기업들과 이번 인수전에서 카카오가 승기를 잡을 시 네이버, 쿠팡 등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AP
국내 3위 커머스 기업 이베이코리아의 인수전에 카카오가 뛰어든다. 신세계, 롯데 등 유통 대기업들과 이번 인수전에서 카카오가 승기를 잡을 시 네이버, 쿠팡 등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AP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성장을 이룬 카카오가 커머스 사업 확장을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빅테크, 유통 대기업들의 공세와 합종연횡이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도 올해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국내 커머스 시장 재편의 키를 쥘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 이베이코리아 몸값 5조… “자금 싸움될 듯”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와 신세계·롯데 등이 참여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카카오가 참가 의사를 밝혔다. 이베이는 지난 1월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매각 희망가로 5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고 오는 16일부터 예비입찰을 시작하기로 했다. 

인수전 초기에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가 낮지 않은 만큼 오픈마켓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 대기업들이 인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점쳐졌다. 커머스 사업 부문 성장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 중인 카카오가 합류하면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 할 수 있는 자금도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카카오가 지난해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약 3조원이며 자사주를 포함하면 4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추정치로 볼 때 매각가 5조원으로 점쳐지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이들은 분석했다.

카카오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가에 업계에서는 빅테크, 커머스 경쟁사들과 격차를 좁힘과 동시에 국내외 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모색 차원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의 경쟁사로 꼽히는 네이버는 지난 1일 일본 자회사 ‘라인 주식회사’와 ‘야후 재팬’의 경영 통합에 따라 자사가 운영하는 커머스 사업인 스마트 스토어의 글로벌 진출길을 열었다. CJ그룹,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쿠팡은 뉴욕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보다 심사는 까다롭지만 증시에 입성만 한다면 국내외에서 현재보다 규모를 키워 사업을 확장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풀필먼트 시스템까지 구축한다면 글로벌 커머스 기업으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네이버와 쿠팡이 광폭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카카오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카카오의 톡비즈 사업 부문 매출은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 커머스 사업의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3,603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톡이라는 대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커머스 사업은 카카오가 전개하는 모든 사업부문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이뤘다. 그러나 카카오톡의 영향력, 점차 확대되는 국내외 커머스 시장 대비 카카오의 커머스 사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사업이 전개되는 만큼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따라 G마켓, 옥션, G9 등 다양한 오픈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플랫폼과 사업 규모를 보다 확장한다면 네이버, 쿠팡 등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네이버쇼핑의 거래액은 26조8,000억원, 쿠팡의 거래액은 22조원, 카카오커머스 거래액은 약 3~5조원으로 추산된다. 거래액 20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시 카카오커머스 거래액과 단순 합산만 해도 쿠팡을 단숨에 앞지를 수 있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가 5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각 사의 자금 융통 사정에 따라 이번 인수전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매각가가 5조원으로 알려졌지만 시장 움직임을 볼 때 더 오를 수도 있어 이번 인수전은 인수 후보들이 얼마나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국내외 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인수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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