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의 정계 진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정치권에서 정계개편 가능성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계 진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정치권에서 정계개편 가능성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계 진출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정치권 물밑에서 거론되던 정계개편론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여야는 대선 승리를 위한 ‘대선 판짜기’ 셈법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모양새다.

정치권은 4월 재보선 결과와 상관 없이 야권의 재편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야권에 유력 대선주자가 없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향후 정계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경우 그를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논의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특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야권이 위기감에 휩싸이면서 정계개편 논의가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야권이 승리하면 야권 간에 정계개편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서 자강론과 새로운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주장이 맞서면서 분열될 가능성도 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5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제3지대 쪽으로 모든 것들을 정교하게 계산하면서 향후 플랜을 갖고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야권이 새로 개편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 야권 ‘주도권’ 신경전 여당, 경계심 표출

야권은 벌써부터 정계개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쓰나미’에 휩쓸려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윤 전 총장을 끌어안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선 승리를 위해 국민의힘이 지속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국민의힘’ 중심의 정계개편에 방점을 찍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합류 가능성에 대해 “국민의힘도 보궐선거 후 지속적인 변화를 계속해야 내년 대선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며 “보궐선거 후 국민의힘이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접점이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는 ‘윤석열 전 총장도 기호 2번이어야 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국민의힘이 한국 정치에서 중심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기호 2번 숫자가 나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필요하면 윤 전 총장과 힘을 합쳐서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민의당도 제3지대에 윤 전 총장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게 자신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하며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윤석열 전 총장과 제3지대에서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이 같은 전망이 싫지 않은 기색이다.

안철수 대표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총장과 손잡고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추진할 가능성 등 정계개편 시나리오에 관한 질문을 받고 “어떻게 하면 야권이 승리할 수 있을까에 치열한 고민들이 시작되고 혁신적인 재편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아직 당 차원에서 (윤 전 총장 영입) 논의가 이뤄진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윤 전 총장의 막중한 역할과 책임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국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제3지대에 공간 만들어주는 게 (국민의당의) 역할이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야권의 대선용 정계개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 중심의 제3지대 신당 창당 가능성에 경계심을 표출하고 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제3지대다? 그건 아닌 것 같다”며 “제3지대는 중도를 포함하는 거 아닌가. 윤 전 총장을 누가 중도라고, 이분을 누가 보수라고 보겠나. 보수도 강경보수 쪽 아닌가. 태극기 부대 쪽 아니냐”고 주장했다.

노 최고위원은 “결국에는 검찰개혁을 한다는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고 나간 거 아니냐”며 “그렇다면 저는 제3의 신당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 모르겠다고 생각을 하는 거고, 그러니까 중도를 아우른 제3지대의 표현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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