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족적은 눈부시다”고 밝히며 “국가인권위원회가 성희롱을 인정하는 결과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는 석연치 않은 의문점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뉴시스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족적은 눈부시다”고 평가하며 “국가인권위원회가 성희롱을 인정하는 결과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는 석연치 않은 의문점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업적을 치켜세우고 동시에 그의 성추행 의혹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2차 가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김진애 후보는 8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돌아가시기 직전에도 지지율이 60%였다”며 “이 분이 사람의 가치, 복지, 역사, 문화, 환경에 남기신 공은 굉장히 크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다만 과오라고 하면 아무런 설명과 해명 없이 갑자기 떠난 것, 그렇게 된 이유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우리 사회가 성찰해야 한다”며 “그래서 앞으로 우리의 미투 운동이 제대로 나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전날 개최한 기자회견에서도 “사람의 가치를 서울시정에 뿌리내리고, 복지와 문화, 환경과 역사 복원에 남긴 박원순 전 시장의 족적은 눈부시다”며 “그 공을 이어받아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성희롱을 인정하는 결과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는 석연치 않은 의문점이 남아 있을 것”이라며 “박원순 전 시장은 그렇게 떠나서는 안 되었다. 닥칠 고난에도 불구하고 밝혀야 할 진실은 밝히고, 인정할 흠결은 인정하면서 같이 살아내야 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지금의 젊은 세대가 미투운동에 나서고, 일상의 불편함을 자아내는 온갖 성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면서도 “언론과 정치권에 의한 명예살인, 검찰과 사법부에 의한 인격살인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프레임에 특정한 성, 특정한 사람을 가둬서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인권위 결론을 자세히 들여다봤는데 구체적으로 (성희롱이) 어떤 부분인지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야당에서는 김 후보가 박원순 전 시장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남 탓’을 하고 있다며 김 후보의 사과와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황규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왜곡된 인식과 편협함만이 가득했고, 그 어디에서도 ‘피해자 중심주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김 후보는 ‘석연찮은 의문점’을 운운했고, ‘언론과 정치권에 의한 명예 살인, 검찰과 사법부에 의한 인격 살인’이라 또다시 남 탓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겉으로는 잘못을 인정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불리한 상황이 되면 언론 탓과 남 탓으로 일관하는 모습이야말로 이 정권 인사들의 전매특허가 아니던가”라며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 출마할 자격 자체가 없다. 즉각 사과하고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출마했던 우상호 의원도 최근 박원순 전 시장을 계승하겠다고 밝혀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우 의원이 박 전 시장의 부인인 강난희 여사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무고함’을 주장하며 쓴 손 편지에 공개적으로 동조하면서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우 의원은 “유족인 강난희 여사가 손편지를 쓴 것을 보고, 세 번이나 박원순 전 시장을 당선시킨 사람인데 위로를 못 했다는 것이 죄송스러워서 위로의 글을 썼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야당에서는 정계 은퇴 촉구 목소리가 분출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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