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유통 라이벌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엇갈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재계 유통 라이벌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엇갈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재계 유통부문 맞수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극명하게 엇갈린 행보로 눈길을 끈다. 롯데그룹은 심각한 위기의식 속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뒤숭숭한 분위기인 반면, 신세계그룹은 깜짝 야구단 인수와 파격적인 투자로 연일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 유통부문의 화두는 구조조정이다. 거듭된 적자로 점포 정리에 나선 롯데마트는 지난달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에 돌입했다. 롯데마트 뿐 아니라 백화점·슈퍼·롭스 등 롯데쇼핑 차원에서의 점포 정리 및 감원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역시 지난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나아가 롯데푸드와 롯데GRS, 롯데아사히주류 등 식품부문과 롯데호텔 등에서도 감축 움직임이 있었다.

이에 불만의 목소리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산하 롯데그룹 계열사 노조는 지난달 ‘롯데그룹 민주노조 협의회’를 출범하고, 구조조정에 대한 공동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롯데그룹의 경영실패와 책임전가 등을 지적하며 △경영쇄신, 조직문화 혁신,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미래지향적 기업으로 변화 △자산유동화로 확보된 자금은 해당 계열사에 투자 △유통산업 재편에 필요한 비용은 사내유보금 출자로 조달 등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4월 야심차게 선보였던 ‘롯데온’도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 롯데온은 유통부문 7개 계열사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시킨 그룹 차원의 공식 온라인 플랫폼이다. 출범 당시 ‘100년 기업 롯데쇼핑을 위한 미래성장동력’이라고 강조했으나 첫해 성과는 초라하기만 하다.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액은 통합 이전과 비교해 7% 증가하는데 그쳤다. 온라인 쇼핑의 가파른 성장세, 경쟁사들의 행보 등에 비춰보면 실패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 인해 롯데온을 맡아온 조영제 전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장이 최근 물러나기도 했다. 

이처럼 롯데그룹 유통부문이 뒤숭숭한 반면, 신세계그룹은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친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깜짝 인수하며 연일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구단 명칭과 마스코트, 유니폼 디자인 등 새 야구단 관련 행보 하나하나가 화제다. 메이저리그 스타 추신수를 영입하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직 개막도 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야구단 인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전반을 덮친 거대한 변화의 흐름과 코로나19 사태로 위기감이 가시지 않지만, 신세계그룹은 롯데그룹 유통부문과 달리 실제 실적이 준수한 편이다. 2019년 사성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던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5.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7.4% 늘었다. 편의점 업계에서 고군분투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이마트24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20.1%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온라인 기반 사업도 롯데그룹과 비교해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온과 같은 그룹 통합 플랫폼인 SSG닷컴(쓱닷컴)은 지난해 거래액이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으나,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며 뚜렷한 호조를 보였다.

재계 유통 맞수 롯데와 신세계의 엇갈린 행보가 올해 어떤 양상으로 이어지게 될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