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남성 고객 차별’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사과의 의미로 고객들에게 제공하기로 한 20% 할인쿠폰 지급 과정에서도 허술함을 보였다. 사진은 ‘무신사테라스’에서 촬영한 서울 시내 전경. /사진=남빛하늘 기자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남성 고객 차별’ 논란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설상가상, 사과의 의미로 고객들에게 제공하기로 한 20% 할인쿠폰 지급 과정에서도 허술함을 보여 뒷말을 낳고 있다. 사진은 ‘무신사테라스’에서 촬영한 서울 시내 전경. /사진=남빛하늘 기자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남성 고객 차별’ 논란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설상가상, 사과의 의미로 고객들에게 제공하기로 한 20% 할인쿠폰 지급 과정에서도 허술함을 보여 뒷말을 낳고 있다. 

◇ ‘남성 고객 차별’ 논란 무신사, 여성 고객에게만 할인쿠폰 지급?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신사는 여성 고객에게만 할인쿠폰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남녀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논란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무신사가 남녀차별을 해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다이아 등급인데도 여동생 계정으로 사는 게 더 저렴하다”며 “남자도 쿠폰을 달라고 댓글을 달았다가 60일 이용정지를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되면서 불거졌다.

실제 무신사는 무신사 내 여성 전용 플랫폼인 ‘우신사’ 고객 유치를 위해 매달 12, 15, 19% 등 3가지 할인쿠폰을 여성 고객에게만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고객들은 여성 고객 확보를 위한 기업의 마케팅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해당 쿠폰이 여성 제품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남녀공용 제품까지 적용된다는 점에 불만을 표했다.

남성 고객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무신사는 지난 9일 조만호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논란이 된 쿠폰은 여성 고객의 구매 확대 목적으로 발행됐다. 최초에는 여성 상품에만 적용됐다”며 “작년 8월 브랜드 관리 시스템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쿠폰 적용 대상에 일부 남녀공용 브랜드까지 포함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쿠폰을 발급받지 못해 상대적으로 적은 혜택을 받으신 분들께 동일한 수준의 할인쿠폰을 토요일(6일) 기준으로 발급했다. 또 향후 6개월간 모든 고객분들이 매월 말일까지 상품 단위로 사용 가능한 20% 할인쿠폰을 한 장씩 발급받을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의를 제기한 회원의 ‘60일 이용정지’에 대해서는 자사가 운영하고 있는 ‘무신사 게시글 및 댓글 운영 정책’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2013년 6월부터 원활한 게시판 운영을 위해 11가지 항목에 해당하는 댓글은 ‘블라인드’ 처리를 하고, 반복적으로 해당되는 작성자에 한해 커뮤니티 이용을 30일 제한하고 있다는 게 무신사 측 설명이다.

무신사는 “이번에 논란이 된 쿠폰 관련 댓글은 자유게시판이 아닌 ‘브랜드 기획전 오픈’이라는 업데이트 뉴스 게시글에 게재됐다”며 “이는 댓글 운영 정책 3번(본문과 관련 없는 댓글) 항목에 해당되는 사항으로 블라인드 처리 됐다”고 말했다.

또 “이후 ‘브랜드 컬렉션 오픈’ 업데이트 뉴스 게시물에 유사한 내용의 댓글을 연달아 게재해 7번(도배글) 항목에 해당돼 블라인드 처리됐고, 미리 안내된 댓글 운영 정책에 따라 커뮤니티 이용이 30일 동안 제한됐다”며 “해당 댓글을 작성한 고객분께서는 과거 누적된 이력이 적용돼 이용 제한 기간이 60일로 늘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 무신사, 20% 할인쿠폰 지급… 오류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대표까지 나선 사과에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20%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회원들의 불만이 다시 제기됐다. 조 대표가 사과문을 발표한 다음날(1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 할인쿠폰 들어왔다” “쿠폰 쓰려고 보니까 갑자기 사라졌다” “어제 자기 전에 쿠폰 줬다고 하길래 오늘 구매하려고 보니 없다”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시사위크> 취재 결과, 무신사는 이날 새벽 모든 회원에게 약속했던 20% 할인쿠폰을 지급했다가 시스템 오류로 이를 다시 회수하는 해프닝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쿠폰이 발급된 즉시 확인하고 상품을 주문한 회원들은 할인 혜택을 받은 반면, 결제를 미룬 회원들의 쿠폰은 쿠폰함에서 회수되는 일이 발생했다.

무신사 한 회원은 “특정 고객에게만 쿠폰 나간 것에 대해 사과하려던 쿠폰이 또 다른 특정 고객만 사용한 모양새가 됐다”며 “이번 대처는 어떨지 기대하겠다”고 분노했다.

이날 오후 무신사는 공지사항에 20% 할인쿠폰에 대한 후속 조치를 밝혔지만, 간밤 있었던 쿠폰 지급 오류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무신사는 사과문을 통해 “사과의 의미를 담아 향후 6개월간 매월 1장씩 모든 회원분께 제공하기로 약속한 3월의 20% 할인쿠폰을 오늘(10일) 발행했다”고만 전했다.

이와 관련 무신사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어제(9일) 시스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빨리 적용 하느라 오류가 발생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미 쿠폰을 사용한 회원에게도 중복 지급된 건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미 사용한 회원에게 추가로 지급되지 않는다”며 “또 쿠폰 오류에 대한 내용은 내부에서 인지하고 있고, 문의주신 회원들에게 응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이 1조4,000억원을 넘어서며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이같은 성장은 10~20대 남성고객들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지난 2019년 9월 기준 무신사 회원 550만명 중 10~20대가 71%, 남성 회원 비중은 54%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 논란에 분노한 일부 남성 회원들은 ‘회원 탈퇴 인증’을 이어가고 있다. 탈퇴가 지속될 경우, 업계 1위라는 시장 지위도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단순 ‘사과’와 ‘쿠폰 지급’만으로는 떠나가는 이들의 마음을 되돌리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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