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사업 방향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쇼핑 사업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네이버는 글로벌 IT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행보에, 카카오는 독보적 콘텐츠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한 행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뉴시스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사업 방향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쇼핑 사업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네이버는 글로벌 IT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행보에, 카카오는 독보적 콘텐츠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한 행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가 쇼핑 사업을 놓고 치열한 입지 다툼을 벌이면서 올해 이들의 사업 방향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올해 네이버는 글로벌 IT 기업으로 입지를 세우기 위한 규모 확장, 카카오는 독보적 한류 콘텐츠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한 행보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 라인-야후 재팬 경영통합… 네이버, 글로벌 IT 기업으로 도약 시동

네이버는 쇼핑 사업 부문의 확대보다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글로벌 포털로서의 성장을 위해 규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한 초석이 라인 주식회사(이하 라인)와 야후 재팬의 경영 통합이다. 라인과 야후 재팬은 지난 1일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고 ‘Z홀딩스 주식회사(이하 Z홀딩스)’를 출범시켰다.

네이버는 Z홀딩스를 통해 국내외 커머스, 결제 등 핀테크 사업과 함께 △검색 △AI △광고 △메신저 등 IT 사업 부문의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핀테크 사업을 통해 일본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기술을 강화, 일본 내 검색 사업의 활성화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Z홀딩스도 핀테크 사업을 앞세워 일본 현지에서 보다 편리한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기술적으로 지원, 일본을 넘어 글로벌 이용자들의 일상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는 목표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합병으로 네이버가 글로벌 IT 기업으로 입지를 세우기 위한 청사진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아시아 지역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미국의 구글, 중국의 텐센트 등이 각국의 전문가와 인재, 신기술 등을 확보하면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세계 IT 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을 위한 사업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도 이들 기업 못지않은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여전히 내수용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 라인의 영향력을 확장하고 야후 재팬을 글로벌 IT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규모까지 성장시켜 네이버가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IT 시장에 입지를 세울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 카카오, 독보적 한류 콘텐츠 만드나… 업계선 “새로운 전략 고심 흔적”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에 힘을 싣는다. 그동안 별도로 전개해온 카카오M과 카카오페이지를 통합,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시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페이지가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콘텐츠 제작 사업을, 카카오M이 보유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풀을 기반으로 한류 콘텐츠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카카오M과 카카오페이지는 각 사가 보유하고 있는 사업 역량을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전개해왔지만 규모가 점점 성장하고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위한 시너지가 필요하다고 판단, 카카오가 합병을 추진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콘텐츠 시장이 메타버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어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IP 사업을 결합해 독보적인 한류 콘텐츠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도 분석한다. 

현재 국내 콘텐츠 시장은 해외 OTT 넷플릭스와 해외 SNS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중 넷플릭스를 비롯해 국내 론칭 예정인 ‘디즈니플러스’ 등이 최근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는 IP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제작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쇼핑 사업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네이버는 글로벌 IT 기업,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 강화로 방향을 잡은 것에 업계에서는 양사가 지난해 기록한 높은 성장세에 탄력을 더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했다. 

네이버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1조2,15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5조3,0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 올랐다. 네이버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3년만이다.

카카오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0% 오른 4,56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1,5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카카오가 매출 4조원을 돌파한 것은 카카오 출범 이후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쇼핑 이외의 새로운 사업 전략을 구축하는데 고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각 사가 전개하고 있는 사업의 시너지를 위한 선택을 한 만큼 올해는 각자의 사업에 힘을 싣는데 주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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