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야권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모시기’에 힘을 쏟고 있다. 반(反) 문재인 정권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윤 전 총장과 연대할 경우, 4‧7 보궐선거에서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쪽은 안철수 대표가 있는 국민의당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철수와 윤석열이 함께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대를 하셔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윤 전 총장을 비례대표로 영입하려 했던 사실을 밝히며 “당시의 안철수와 윤석열이 정의와 공정에 대한 가치, 그 가치에 대한 역할, 이 부분에 대해서 통했다”며 “지금은 그 부분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윤 전 총장 역시 정의와 공정의 가치가 무너짐에 한탄하고 개탄하면서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정당들이 윤 전 총장의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이용하고 소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도록 안 대표가 가치를 함께 지키고, 그 가치가 진정성 있게 국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대표께서 단일 후보가 될 경우 야권 전체의 혁신과 통합의 바람이 불 거라고 본다”며 “그걸 통해서 서울시장 보선 승리는 물론이고 정권 교체 교두보를 놓겠다고 약속드린 바가 있기 때문에 윤 전 총장하고 자연스러운 만남이나 소통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헌법정신이나 법치를 지켜 내고, 정의와 공정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소명의식 속에서 그만둔 것이라고 본다”며 “그런 측면에서 안 대표나 윤 전 총장의 공통점이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 역시 전날(10일) 직접 윤 전 총장을 향한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안 대표는 전날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야권의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는 역할, 더 가깝게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야권이 승리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궐선거 이후 야권 재편까지도 염두에 두는 가운데, 주도권 싸움을 용이하게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도 윤 전 총장을 향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야권 단일화 이후 윤 전 총장을 얼마든지 만나볼 수 있고 협조할 수 있다”며 “직접은 아니지만, 모종의 의사소통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전날(10일) 한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이 민주당이나 친문은 아니다”며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법치 파괴를 비판하고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의힘과 방향이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