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전기차 202.5만대, 34.7%↑… PHEV 91만대, 73.6%↑ 등
유럽·중국 시장이 성장 견인… 유럽,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 중국 넘어
현대·기아, 2019년 7위→2020년 4위… 코나EV, 단일모델 기준 글로벌 5위

리튬이온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는 충전 및 방전 횟수가 늘어나거나, 급속충전 이용을 자주 할 시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 뉴시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020년 주요국 전기차 보급현황과 주요 정책변화’ 보고서를 11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는 약 294만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44.6%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침체기를 걷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국산 자동차 브랜드인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유형별로 순수전기차(BEV·배터리전기차) 판매율이 전년 대비 34.7% 증가율을 보이며 202만5,371대를 기록해 처음으로 200만대 규모를 돌파했다. 순수전기차가 아직 부담되는 소비자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PHEV는 지난해 총 91만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73.6% 판매량 증가율을 보였다. 수소전기차는 아직 1만대 고지를 넘지 못한 8,282대를 기록했으나, 전년 대비 9.3% 증가율을 보인 점이 유의미해 보인다. 전체 신차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점유율은 3.6%로 전년 2.2% 대비 1.4%p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중국시장의 성장이 전체 전기차 시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먼저 지난해 유럽 전기차 시장 규모는 총 129만대 수준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의 성장률(133.5%↑)을 보였다. 이로써 유럽 전기차 시장의 글로벌 점유율은 전년 27.2%에서 43.9%로 급증해 중국의 점유율(41.1%)을 추월했다.

유럽의 전기차 시장 성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자동차산업 활성화를 위해 전기차 보조금 증액과 적극적 인프라 구축예산 확대 및 2020년 강화된 온실가스 규제대응을 위한 제작사의 신모델 투입확대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는 정부의 보조금 증액 등 지원확대를 적극적으로 행한 국가로 꼽히는데, 3개국의 전기차 판매량 성장세는 전년대비 △독일 278.7% △프랑스 177.8% △이탈리아 251.3% 등에 달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국산 브랜드 현대·기아의 선전도 돋보였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는 미국 기업 테슬라가 굳건히 지키고 있다. 2위는 폭스바겐그룹(아우디·폭스바겐·포르쉐 등 포함), 3위는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해 ‘홍광 미니’를 판매한 GM그룹이 차지했으며, 이어 4위에는 현대·기아가 올랐다.

현대차 코나EV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단일 모델 기준 판매량 5위에 등극했다. / 현대자동차
현대차 코나EV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단일 모델 기준 판매량 5위에 등극했다. / 현대자동차

현대·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19만8,487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전년대비 59.9%가 증가한 성적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2020년 3월 체코공장에서 코나 일렉트릭(EV) 생산을 개시하고, 유럽규제 대응을 위한 전기차 수출확대 및 국내시장에서의 전기화물차 판매확대 등이 글로벌 판매량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코나EV는 생산거점 확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5만5,981대가 판매돼 단일 모델 기준 글로벌 5위를 달성했다.

코나EV 판매 증대 및 국내 전기화물차 실적 증가 등으로 현대차는 지난 2019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7위를 기록했으나, 단 1년 만에 4위까지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었다.

이어 5위부터 10위까지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BYD △BMW △다임러그룹(벤츠 등) △지리홀딩스(볼보 등) △PSA그룹(푸조·시트로엥·DS) 순으로 집계됐다.

향후 2025년까지 약 300여개 이상의 전기차 모델이 출시될 경우 업체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은 “2020년 전기차 시장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 정부의 보조금 확대 등 적극적 인센티브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며 “아직은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보조금 확대와 충전인프라 구축 확대, 충전 편의성 제고 등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시장의 힘에 의하여 전기차 생산, 보급이 확대되도록 정부는 기업들의 전기차 영업 환경을 개선해주고 소비자들에겐 충전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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