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신임 사장 최종 후보자에 오른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제2차관. /뉴시스
강원랜드 신임 사장 최종 후보자에 오른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제2차관.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강원랜드가 이번에도 낙하산 사장 잔혹사를 끊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낙하산 사장에 따른 리스크까지 떠안게 된 모습이다.

강원랜드는 지난 9일 이사회를 통해 기획재정부에서 통보한 이삼걸 후보자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로 결정하고 주주총회 안건에 상정했다. 이삼걸 후보자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1955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난 이삼걸 후보자는 1981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발을 들였고, 경상북도 행정부지사와 행정안전부 제2차관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공직에서 물러난 직후부터는 안동에서 시장 및 국회의원 선거에 꾸준히 출마하며 정치인 행보를 이어왔다.

첫 출마는 2014년 열린 제6회 지방선거였다. 당시 그는 당초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예비출마했다가 경선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무소속 출마했고, 40.36%를 득표했으나 2위에 그쳐 낙선했다. 이어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소속으로 안동 지역구에 출마했으나 경선에서 탈락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그는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안동 시장에 재차 도전했지만 근소한 차이로 2위에 그쳐 또 다시 낙선했다. 지난해 21대 총선 역시 선거구가 개편된 안동·예천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다.

이 같은 경력의 이삼걸 후보자가 강원랜드 차기 사장으로 낙점되면서 낙하산 논란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경북 지역에서 최근 두 차례나 더불어민주당 깃발을 들고 출마하고, 안동시 지역위원장까지 맡아온 그에게 일종의 보상을 안겨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제는 강원랜드의 낙하산 사장 잔혹사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009년 취임한 제6대 최영 사장은 ‘MB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었고, 임기 중 ‘함바비리’로 구속되는 오점을 남겼다. 그의 뒤를 이어 2011년 취임한 제7대 최흥집 사장 역시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한나라당과 가까운 인물이었고 결국 임기를 다 마치지 않은 채 출마를 위해 떠났다.

이후 9개월의 공백 끝에 취임한 제8대 함승희 사장은 국회의원 출신이자 대표적인 ‘친박인사’ 중 하나였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취임한 제9대 문태곤 사장 역시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재직했다는 점에서 낙하산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강원랜드가 현재 놓여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거듭된 낙하산 논란은 더욱 씁쓸하기만 하다. 강원랜드는 코로나19 사태로 장기간 휴장이 반복되는 등 정상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사상 초유의 적자를 기록했다. 당면한 위기에 적절한 대처가 필요할 뿐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낙하산 색채가 짙은 사장이 취임하면서 이러한 중책을 원활히 수행해 나갈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는다. 만약 내년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경우 사장의 거취를 둘러싼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중차대한 시기, 낙하산 꼬리표와 함께 취임하게 될 이삼걸 후보자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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