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빠진 하나투어가 노사갈등에 휩싸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빠진 하나투어가 노사갈등에 휩싸이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하나투어가 심상치 않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사갈등까지 심화되고 있다. 생존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기에 소모적인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 구조조정 둘러싸고 거세지는 갈등

하나투어가 연일 잡음에 휩싸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대 타격을 입은 하나투어는 지난해부터 장기 유급·무급 휴직에 돌입하고 본사 건물을 매물로 내놓는 등 강도 높은 대책들을 실행에 옮겨왔다. 하지만 청와대 국민청원에 호소 글이 올라오는 등 내부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지난달 노조가 출범했다. 하나투어 창립 이래 첫 노조다. 

노조는 최근 본사 앞에서 연일 피켓시위를 이어가며 정리해고 철회 등을 촉구하고 있다. 경영진이 직원들과의 상생을 외면한 채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어느덧 1년이 넘도록 장기 무급휴직 등 고통을 분담해왔고, 정부 차원의 지원까지 있었음에도 회사는 사실상 구조조정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하나투어가 애초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이를 준비해왔다는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하나투어는 줄곧 본사 차원의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강조해왔으나, 실상은 구조조정의 큰 그림을 그려놓은 채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의혹이다. 

노조는 사측이 전체 직원 2,300여명 중 2,000명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정부 지원으로 유급휴직이 가능했음에도 무급휴직을 강행한 점과 최근 공지된 특별안식년 제도 역시 구조조정의 일환 및 수순이라고 지적한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여건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노사갈등까지 불거지면서 하나투어를 뒤덮은 먹구름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노사가 힘을 합쳐 함께 살 길을 모색하고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야할 시기에, 노사 간 갈등과 혼란으로 리스크를 더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나투어 노조는 지난달 출범 직후 경영진에 정식으로 교섭을 신청했으며, 경영진이 이에 응하지 않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명령을 요청한 상태다. 현재 진행 중인 피켓시위를 넘어 보다 본격적인 단체행동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노사갈등이 증폭될 경우 노사가 함께 파국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처럼 엎친 데 덮친 최악의 상황 속에 책임론까지 대두되면서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의 발걸음은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분야지만, 그만큼 사태가 누그러지거나 종식된 뒤에는 가장 가파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위기 상황을 어떻게 버텨내고, 다시 찾아올 기회의 시간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82.17% 감소했으며, 1,1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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