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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계류법안
[포괄적 차별금지법 갈등④] 첨예한 대립, '토론'만이 해법 단초
2021. 03. 12 by 권신구 기자 sgkwon28@sisaweek.com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찬반 갈등은 좀처럼 해법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토론을 통해 문제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전했다. /그래픽=김상석 기자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갈등은 좀처럼 해법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양측이 주장하는 바가 명확하게 충돌하고 있는 탓이다. 제정에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은 이 문제를 찬반으로 보는 시각조차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반대 측도 물러섬이 없다. 이렇다 보니 반론에 반론만 더 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시사위크>가 만난 전문가들 또한 의견이 첨예했다. 찬성 측 전문가들은 현재 발의된 법안에서 더는 물러설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대 측 전문가들은 현재 포괄적 차별금지법 역할을 하는 인권위원회법과 개별적 차별금지법이 있기 때문에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권위법과 개별적 차별금지법을 보완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것이 절충점이라는 것이다.

법안을 둘러싼 갈등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검토보고서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법사위가 현재 발의된 차별금지법 제정안을 검토한 보고서에는 차별금지법 제정의 의의에 대해 ‘세계적 흐름’과 ‘차별을 막을 필요성’ 등으로 평가했지만, 불분명하고 일률적인 법으로 현행 법체계의 혼동이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검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 토론·논의 이어져야

사실상 뚜렷한 해결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을 대화와 토론을 계속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의 테이블에서 절충점을 찾으려고 시도해야 비로소 문제를 풀어낼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까지 국회 내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7번의 발의 중 법사위에 상정이 된 것도 세 번(2007·2008·2013)에 그쳤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 역시 법사위에서 계류 중인 상황이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여태까지 발의된 모든 차별금지법안은 상임위에서 논의를 해본 적이 없다”며 “그런 의미에서 상임위에서 논의되고 토론을 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 의원 역시 토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의원은 “토론하는 수밖에 없다. 빨리 토론이 돼야 한다”며 “이 법 적용에서 다듬어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토론을 통해서 국회에서 자연스럽게 다듬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못 알려진 정보라고 할지라도 불안해할 수 있다”며 “그런 불안을 해소해 드리는 것도 입법자인 국회의원의 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측의 우려에 대해서도 귀 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 ′대안입법′ 모색도

절충점을 찾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반대 측의 우려를 듣고, 이를 수용한 법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평등법 제정 TF 소위원장인 박종운 법무법인 하민 변호사는 “반대하는 분들의 주장 중에 귀 기울여 들을 부분도 있다”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되 반대진영의 일부 걱정과 우려를 줄여주는 조항을 만들어 주는 방향으로 절충해서 법을 제정하고 규범 조화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종교의 영역을 예외로 둔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을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반대 측은 사실상 차별금지법과 큰 차이가 없다며 반대하는 상황이다.

다만, 박 변호사는 “(이상민 의원안은) 반대 진영이 걱정하던 상대적으로 강력한 구제수단인 시정명령, 이행 강제금, 불이익조치 금지 및 형사처벌 등은 삭제한 반면 포괄적으로 종교의 예외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며 “부족하긴 하지만 가장 대안에 가까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