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야권 원로들이 야권 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서울시장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야권 원로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지지부진한 단일화로 야권 승리의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무성 전 의원과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승리의 필수 조건은 야권 후보 단일화”라며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 필패하고 성공하면 필승의 문이 열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화 과정에서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지부진한 단일화의 책임이 양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과 이 상임고문은 “단일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각 정당은 협상에서 손을 떼고 두 후보가 직접 만나 단일화를 이루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단일화는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당초 양측은 전날(14일) ‘비전발표회’를 진행하기로 합의했지만, 협상의 실타래가 풀리지 않으면서 발표회는 15일로 미뤄졌다. 특히 여론조사 문항, 토론 방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선 실무협상 과정에서 고성 등이 오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야권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준 것이 단일화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의 승산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를 기회로 여기는 후보들의 신경전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안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무결점 필승 후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수많은 여론조사 결과에도 알 수 있듯이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야권에 대한 분위기가 나빠질 경우에도 여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확실하게 이겨왔던 후보”라고 말했다.

오 후보 역시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야권 분열을 막고 문재인 정부 연장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서울시장 단일 후보가 되어야 하는 이유”라며 “오세훈이 바로 야권 대통합은 물론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선 승리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이날 오전 11시 실무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다만 걸림돌이 여전한 상황에서 당초 합의한 후보등록 마감일(19일)까지 단일화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어제 김무성, 이재오 전 의원께서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시간을 끌어도 되는 것 아닌가라는 당리당략에 우려를 표했다”며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로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오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나와 “19일까지 단일화를 해서 후보 등록하기로 했고 17~18일 여론조사 하는 것은 다 결정이 된 합의사항”이라며 “꼭 실천이 되리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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