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SK텔레콤(이하 SKT)가 전략적 협업 관계를 보다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양사가 각 사의 핵심 사업 분야의 두각을 드러내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여왔지만 현재까지 구축해온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 핵심 ICT 기술을 중심으로 협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뉴시스
카카오와 SK텔레콤(이하 SKT)가 전략적 협업 관계를 보다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양사가 각 사의 핵심 사업 분야의 두각을 드러내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여왔지만 현재까지 구축해온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 핵심 ICT 기술을 중심으로 협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카카오와 SK텔레콤(이하 SKT)이 ICT 분야에서 한층 강화된 전략적 협력에 나선다. 최근 양사가 집중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ICT 기술을 활용해 사회 문제 해소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와 SKT는 △AI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식재산권(특허) 등의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고 해당 분야 기술 등 주요 자산을 우리 사회와 같이하겠다는 뜻을 15일 밝혔다.

먼저 양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AI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 AI 기술 개발은 △인프라 △데이터 △언어모델 등 전 영역에서 올해부터 집중적으로 투자 및 개발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텍스트 △음성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AI 학습용 데이터를 공유하고 개발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ESG 공동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ICT 혁신 기업의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한 활동 지원에 나선다. ESG 공동펀드는 카카오벤처스를 통한 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양사가 각자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을 서로 공유하고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에 공익 목적으로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사 모두 지식재산권 분쟁을 최대한 자제하고 △AI △플랫폼 △미디어 등 미래사업 문야의 공동 지식재산권 풀을 구축하기로 했다.

카카오와 SKT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각 사 대표 임원이 참석하는 시너지 협의체를 통해 꾸준히 협력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양사와 삼성전자가 함께하는 ‘AI R&D 협의체’를 구성,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팬데믹 극복 AI’를 공개할 계획이다. 팬데믹 극복 AI는 이용자가 위치한 장소의 코로나 위험도를 AI가 실시간으로 파악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거나 우회 경로 등을 안내하는 솔루션이다. 

카카오와 SKT는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는데 주력했지만 각 사가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신사업과 기존 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위한 물밑 경쟁도 치열했다. 카카오의 카카오T, SKT의 모빌리티 사업 티맵택시가 대표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추산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서 점유율 8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KT는 자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티맵을 중심으로 ‘티맵 택시’를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별다른 소득을 내지 못했다. 현재 SKT는 미국의 ‘우버’와 손잡고 합작회사를 출범, ‘우티’를 출범시키며 다시 한 번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음원 사업 부문에서도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현재 SKT가 서비스 중인 ‘플로’는 국내 음원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있는 카카오의 ‘멜론’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점유율 1위는 멜론으로 34.14%로 집계됐다. 지니가 23.1%, 플로가 16.23%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올해 공인인증서의 폐지에 따라 카카오는 자사의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공동 인증서 서비스 ‘카카오 인증서’, SKT는 국내 이통사들과 함께 서비스 중인 공동 인증서 서비스 ‘패스’를 놓고 민간 인증서 시장에서 입지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렇듯 양사가 핵심 사업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자칫하다 기존에 추진해오던 협력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 양사는 핵심 ICT 기술을 앞세워 협력관계를 보다 공고히 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