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도로 성장하는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워치 시리즈를 필두로 시장경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미국 ‘애플워치’의 벽은 여전히 높고, 중국 화웨이의 압박도 거센 상황이다./ 삼성전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옷과 액세서리처럼 몸에 착용할 수 있는 컴퓨터로 불리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마트워치’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지난 2018년 4,387만대 수준이였던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오는 2024년 1억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역시 자사의 스마트워치 모델인 ‘갤럭시워치’ 시리즈를 선두로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의 애플이 ‘애플워치’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을 꽉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화웨이와의 경쟁도 버거운 상태다. 

◇ 화웨이에 밀려 3위… 하지만 시장 회복 가능성 ‘충분’

지난 1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애플과 화웨이의 스마트워치는 지난해 폭발적인 시장 성장을 보였다. 스마트워치 시장 1위 애플의 경우 지난해 출하한 스마트워치는 3,390만대로 전년 대비 19%나 늘었다. 

화웨이의 지난해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1,110만대로 전년 대비 무려 26%나 증가하며 세계 시장 2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화웨이는 꾸준한 개발과 연구를 통해 다양한 스마트 웨어러블 제품군을 공개했다”며 “특히 스마트워치의 경우, 가성비가 우수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점유율 73.6%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었지만, 2015년 애플에게 크게 밀리며 시장 점유율 7.5%로 급락한 이후 큰 반등을 보이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역시 삼성전자는 전세계 시장에서 출하한 스마트워치는 910만대로 전년 대비 -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출하량 순위에서 화웨이에게 밀리며 3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세계 시장에서 출하한 스마트워치는 910만대로 전년 대비 -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출하량 순위에서도 화웨이에게 밀리며 3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시장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다. 애플의 애플워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화웨이나 샤오미 등 저가 제품군보단 성능 면에선 우수해 가성비 높은 제품을 찾는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사의 인기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 시리즈와의 연동도 가능한 만큼, 애플워치처럼 ‘충성도 높은’ 고객들도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 신모델인 ‘갤럭시워치3’가 출시됐을 당시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이 크게 증가해 시장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갤럭시워치3 발표 이후,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9%나 성장했었다.

당시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20년 상반기 프리미엄 부문에서 애플에 다소 밀리며 정체된 모습을 보였으나, 3분기에는 갤럭시워치3를 통해 시장 점유율 반등에 성공했다”며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9% 상승하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가 향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성능 향상이라 보고 있다. 특히 모바일AP의 향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최신 모델인 갤럭시워치3의 모바일AP는 구버전인 갤럭시워치1과 동일하다./ 삼성전자

◇ “삼성, 스마트워치 성능향상 및 5G 지원해야”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향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스마트폰처럼 강력한 지배력을 가지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미국 IT저널 안드로이드 어쏘리티는 15일 향후 출시될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4에는 △더 많은 처리 능력 및 스토리지 △더 많은 센서 △향상된 소프트웨어 체제 등 ‘성능향상’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18년 갤럭시워치 1(오리지널 모델)을 출시한 이후, 후속 스마트워치 모델의 성능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최신 모델인 갤럭시워치3의 모바일AP(앱프로세서: 스마트폰 등 IT기기의 두뇌라고 불림)는 2018년 모델과 마찬가지로 듀얼 코어 엑시노스9110을 사용하고 있다. 

메모리의 경우, 갤럭시워치3 모델은 갤럭시워치의 4GB보다 향상된 8GB가 탑재됐으나, 경쟁사인 애플의 최신 스마트워치 모델 ‘애플워치SE’의 메모리가 무려 32GB인 것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삼성 갤럭시워치에 탑재된 운영체제인 ‘타이젠(Tizen)’의 버전 향상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어쏘리티는 “삼성의 타이젠은 애플워치 이외의 최고의 웨어러블 소프트웨어 플랫폼 중 하나로 간주되지만, 많은 ‘진화(Evolution)’를 하지 않아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갤럭시워치4의 하드웨어가 아무리 좋아지더라도 사람들이 원하는 유틸리티를 찾지 못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5G스마트폰과의 연동이 되는 스마트워치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갤럭시워치4에는 5G에 대한 지원도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마트폰들 대다수는 5G통신을 지원하며 출시되고 있지만, 갤럭시워치3는 아직까지 4G(LTE) 지원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IT매체 안드로이드센트럴 하야토 후세만 에디터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분야의 주요 5G 플레이어로 자리 매김함에 따라 그 범위를 스마트 워치로 확장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장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에 5G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최신 네트워킹 기술을 최신 제품에서 5G를 제외하는 것은 그다지 큰 이점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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