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비전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근 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비전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근 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야권 서울시장 후보단일화 경선을 앞두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그동안 서울시장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던 오 후보가 바람을 타면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포함한 3자 대결은 물론이고 야권 후보단일화 맞상대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까지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13∼14일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3자 대결에서 오 후보가 35.6%로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박영선 후보(33.3%), 안철수 후보(25.1%) 순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는 가상 양자대결 구도에서도 54.5%를 얻어 박영선 후보(37.4%)를 17.1%포인트 차로 제쳤고, 안철수 후보(55.3%)는 박 후보(37.8%)에게 17.5%포인트 차로 우위를 보였다.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오 후보(39.3%)가 안 후보(32.8%)를 6.5%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그러나 오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되기 이전에는 야권 후보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게 밀렸을 뿐만 아니라 박영선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열세를 보였었다.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경남매일 의뢰로 지난달 28일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야권 서울시장 후보단일화’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결과, 안 후보(41.1%)가 오 후보(26.1%)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한길리서치가 MBN 의뢰로 지난달 15∼16일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를 실시한 결과에서는 박영선 후보(39.5%)가 오세훈 후보(27.0%)를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채널A 주관으로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채널A 주관으로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오세훈의 상승세 원인

이처럼 오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이후 상승세를 타며 바람을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권에서는 나경원‧오세훈 등 이른바 ‘올드보이’들이 인지도를 앞세워 서울시장 선거전에 뛰어들자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표출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특히 오 후보는 10년 전 무상급식을 반대했다가 서울시장에서 사퇴한 전력이 최대 약점으로 공격을 받아왔다.

오세훈 후보는 지난 15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서울시민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 정말 감사드리고 제가 허물이 많은 사람이지 않나”라며 “아마 그동안에 실수한 거, 또 임기를 못 마친 거, 이런 거에 대해서 이제 다시 좀 일을 해서 그 못다 갚은 마음의 빚을 갚아라 하는 뜻이 담겨 있는 지지라고 생각하고 마음이 더 무겁다”고 밝혔다.

전문가 그룹은 오 후보가 바람을 타고 있는 이유는 당내 경선에서 극적으로 승리한데 따른 ‘컨벤션 효과’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16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LH 사태가 터지면서 현 정권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을 LH 사태 공방전의 주체이자 거대 정당인 국민의힘과 오세훈 후보가 누리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경선에서 나경원 후보를 꺾고 오 후보가 승리를 하면서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플러스가 됐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선거가 임박해올수록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자당 소속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는 심리가 강화되면서 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누가됐든 민주당만 꺾으면 된다고 보는 심리도 강하기 때문에 오 후보의 상승세 원인을 단편적으로 설명하기는 힘들다는 반론도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국민의힘 지지자들 일부는 ‘우리 당 후보가 단일후보가 돼야 한다’고 보기도 하지만 또 보수 유권자 일부는 전략적인 판단을 해서 오 후보보다는 안철수 후보가 선출되는 게 낫다라고 응답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같은 흐름이 여론조사에서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는지는 단정을 짓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에서는 오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구혁모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지금 안철수 피하기 전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실제로 민주당은 확실히 이기는 안철수 후보를 놔두고 연일 오세훈 때리기에만 연연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철수 후보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오세훈 후보에 역선택을 해 여론을 조작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한 전문가는 오세훈 후보의 상승세가 후보단일화 경선 승리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을 내놨다. 오세훈 후보는 나경원 후보의 승리가 점쳐지던 국민의힘 본경선에서 ‘2강 구도’를 형성한 나 후보의 여성가산점 10%를 극복하고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바 있다. 오 후보는 4명의 후보를 추린 국민의힘 예비경선에서는 나경원 후보에 뒤져 2위를 기록했었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오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후보단일화 경선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국민의힘 본경선에서도 나경원 후보가 이길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막상 뚜껑을 얼어보니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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