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아픈 곳’인 무상급식을 찔렀다. 이에 오 후보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반대하고 싶지 않다”며 방어했다. 다만, 여야를 막론하고 이를 연일 공세의 고리로 삼고 있는 만큼, 오 후보의 부담감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지난 16일 야권 후보 단일화 TV 토론회에서 오 후보의 10년 전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로 사퇴한 전력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이번 보궐선거의) 더 근본적 원인을 보면 시장직에서 사퇴한 오 후보의 책임이 있지 않냐”며 “무상급식에 아직도 반대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오 후보는 “무상급식에 반대한 것이 아니라 부자 무상급식에 반대를 한 것”이라며 “부잣집 아이들에게 줄 돈이 있다면 방과 후 학교나 영어 원어민 지원 등을 통해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 공교육 혜택을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그런 주장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부자를 위한 복지를 하는 것보다 그 돈을 아껴 가난한 계층, 어려운 계층에게 가야 한다는 게 제 원칙”이라며 “다만, 무상급식이 올해부터 초중고 다 실시되는데 굳이 그걸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꼭 반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안 후보는 재차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아이들에 대해선 보편적 복지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때 아이들이 유권자가 됐는데 지금 그 아이들에게 해줄 말이 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보궐선거 국면에서 ‘무상급식’ 문제는 연일 오 후보를 공격하는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오 후보가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중도사퇴 한 것을 두고 책임론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경선 당시에는 오 후보와 다른 후보들이 이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여당에서도 이를 고리로 오 후보를 공격하기도 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 후보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부잣집 자제, 가난한 집 아이'라고 발언한 것을 지적하면서 “왜 모든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자고 했는지 알지 못하는 것 같다”며 “복지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시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자신의 책임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통감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도 사퇴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오 후보는 “직을 걸었던 데 대해서는 다시 한번 무리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같은 원칙은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 사회 양극화 해소한다는 관점에서 이왕이면 부자에게 갈 복지가 어려운 계층에 가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이었다는 점은 분명히 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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