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맞붙었다. 대권 도전 여부 부터 정부의 백신공급, 국민위로금 등에 대해 첨예한 신경전을 펼쳤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장에서 대권 출마와 관련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포문은 홍 의원이 열었다. 그는 지난 18일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 중 정 총리를 향해 “등판 준비는 하고 있나”라고 말했다. 정 총리의 ‘대권 출마설’을 정조준 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가라앉고, 이낙연 전 대표도 주춤한 데 총리께서 등판하실 때가 된 것 같다”며 “준비 잘하고 있나”라고 재차 강조했다.

홍 의원의 직격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달 대정부질문에서도 “요즘 말씀이 굉장히 거칠어지셨다. 대선 후보 경선에 나가려고 하다 보니 조금 그렇게 됐나”라고 묻기도 했다. 당시 정 총리는 “본인 말씀을 하시는 건가”라며 받아쳤다.

정 총리는 이날도 즉답을 피했다. 그는 “예결위 질문장에 오셔서 갑작스럽게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시냐”며 “홍 의원께서 준비 잘하시길 바란다”고 되받아쳤다.

정치권에서는 정 총리의 대권 도전설이 끊임없이 회자돼 왔다. 앞서 정 총리는 여권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지사와 ‘기본소득’ 문제로 각을 세운 것은 물론,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활동을 늘리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정 총리가 오는 5월쯤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들의 신경전은 다른 사안에서도 지속됐다. 홍 의원이 “백신을 빨리 확보하는 데 앞장섰어야 됐다”고 하자 정 총리는 “백신을 접종해 집단면역을 형성하는가가 중요한 거지, 시작하는 시점이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이어 “OECD 국가들 중 비교적 방역을 잘했다는 나라들이 같은 시기에 접종을 하는 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간단하게 질문했는데 답변이 긴 걸 보니 잘못하긴 잘못 했구먼”이라고 비꼬았다.

‘전 국민 위로금’에 대해서도 홍 의원이 “문 대통령이 국민 사기 진작용 위로금을 또 뿌릴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신건가”라고 묻자 정 총리는 “뿌린 게 아니라 드리는 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홍 의원은 “19대 대선은 드루킹 여론조작으로 선거 치렀고, 20대 대선은 코로나 빙자해서 돈 뿌리는 매표 선거를 하려고 미리 자락을 까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고, 정 총리는 “의심도 합당한 근거가 있는 의심을 하셔야지 뜬금없는 의심을 하시면 그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냐”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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