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 순서대로 CJ제일제당 ‘햇반’ 오뚜기 ‘맛있는 오뚜기밥’ 하림 ‘순수한밥’ 제품. /사진=남빛하늘 기자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CJ제일제당 ‘햇반’ 오뚜기 ‘맛있는 오뚜기밥’ 하림 ‘순수한밥’ 제품. /사진=남빛하늘 기자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즉석밥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하림이 “집에서 밥 지을 때도 첨가제를 넣나요?”라는 홍보문구를 사용하면서 ‘첨가물’ 논란이 일고 있다. 자사 제품의 특징을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 수단이었지만, 이를 접한 소비자들은 ‘기존 즉석밥 제품에 첨가물이 사용된 것이냐’며 놀란 입장이다.

◇ ‘햇반’ 미강추출물, ‘오뚜기밥’ 산도조절제 함유… “인체에 무해”

23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최근 즉석밥 제품 ‘순수한 밥(순밥)’을 출시하며 4,400억원 규모 즉석밥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림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순밥은 시중에 판매되는 다른 즉석밥 제품과 달리 장기보관을 위한 산도조절제나 보존제 등을 넣지 않고 100% 쌀과 물만으로 지었다”고 강조했다.

이를 접한 소비자들은 CJ제일제당의 ‘햇반’과 오뚜기의 ‘맛있는 오뚜기밥(오뚜기밥)’ 등 ‘기존 즉석밥 제품에 첨가물이 들어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이에 기자는 직접 3개사의 즉석밥 210g짜리 제품을 1개씩 구매해 각각 원재료 성분을 비롯, 향, 맛 등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봤다.

먼저 원재료 성분의 경우 순밥은 하림이 강조했듯이 국내산 쌀 100%와 물로 만들어진다. 하림 측은 “순밥은 반도체 공장 수준의 클린룸(클래스 100, NASA 기준)에서 가수(물 붓기)와 취반(밥 짓기), 실링(포장하기)을 한다”며 “차별화된 뜸들이기 등 최첨단 공정을 도입해 밥맛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햇반에는 국산 맵쌀 99.9%와 함께 밥의 맛·향을 유지하기 위한 ‘쌀미강추출물’이 들어간다. 미강추출물은 쌀겨 성분으로, 쌀의 속 껍질에서 뽑아낸 식품원료에 해당된다. 즉 미강추출물은 ‘첨가물’이 아닌 ‘식품’인 것이다.

또한 오뚜기밥에는 국산 쌀과 함께 밥의 맛·향을 유지하기 위한 ‘산도조절제’가 들어간다. 산도조절제는 식품 보존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식품 첨가물로, 떡·햄·면 등 다양한 즉석식품에 사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범위 내에서 사용한다면 섭취해도 인체에 무해하다.

그렇다면 미강추출물과 산도조절제 없이 즉석밥 제조는 어려운 것일까. 이를 제품에 넣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미강추출물 없이 즉석밥 제조가 가능하다”면서도 “갓 지은 밥이 아닌 이상 시간이 지나면 쌀이 누렇게 변하거나 군내가 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최대한 잡기 위해 추출물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 관계자도 <시사위크>와 전화통화에서 “산도조절제를 넣지 않아도 품질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오뚜기밥의 경우 유통기한이 9개월이다. 제품이 만들어진 후 유통되고 매장에 진열되는 과정 중에 파손 등 여러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맛과 풍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소량을 넣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개 제품의 편의점(GS25) 기준 가격은 △햇반 1,950원 △오뚜기밥 1,850원 △순밥 2,300원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편의점에 진열돼 있는 각 제품의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3개 제품의 편의점(GS25, CU, 세븐일레븐) 가격은 △햇반 1,950원 △오뚜기밥 1,850원 △순밥 2,300원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편의점에 진열돼 있는 각 제품의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이어 3개 제품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각각의 향과 맛을 살펴봤다. 먼저 향의 경우 햇반은 ‘무(無)향’에 가까웠고, 오뚜기밥에서는 살짝 시큼한 향이 났다. 순밥에서는 오래된 쌀에서 나는 군내처럼 쌀 본연의 향이 강하게 나는듯 했다.

맛에서는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지만, 식감의 차이는 조금 있었다. 햇반과 오뚜기밥은 꾸덕한 진밥 식감이었던 반면, 순밥은 덜 익은듯 쌀알이 날아다니는 듯한 식감이었다. (*하지만 이는 기자의 개인적인 입맛과 의견일 뿐이니 가볍게 참고만 하기 바란다.)

하림 측은 “뜸들이기 공정을 갖춰 집에서 갓 지은 밥과 같이 밥알에 전혀 눌리지 않고 알알이 살아있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라며 “밥알이 살아있어 국물이나 소스류와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는 쌀밥의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순밥은 가격 면에서 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실제 3개 제품의 편의점((GS25, CU, 세븐일레븐) 가격은 △햇반 1,950원 △오뚜기밥 1,850원 △순밥 2,300원이다. 또 일부 편의점 매장에서는 햇반과 오뚜기밥의 경우 3월 한 달 동안 ‘2+1’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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