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서울시 노인복지 정책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서울시 노인복지 정책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2주 남은 가운데, 주요 여론조사 결과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를 앞서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여론조사 수치는 바닥민심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은 오는 25일 0시부터 시작된다. 14일 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따라잡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 바닥민심은 다를까

24일 박영선 후보가 오세훈 후보에 밀린다는 여론조사가 나오자 민주당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실제로 CBS·YTN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3월 22일~23일 양일간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후보는 48.9%, 박 후보는 29.2%를 기록해 두 후보 간 격차가 20%p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여론조사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이다. 앞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은 우리 후보가 오히려 앞서 나가다가 요즘에는 아주 접전이 된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에는 어제, 그제 나온 여론조사는 거의 신뢰성이 없는 조사”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시장을 뺏긴 경험을 토대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명숙 민주당 후보는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에 15%p 이상 밀리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정작 투표 결과 두 후보 간 격차는 0.6%p였다. 이에 당시 민주당 지지층이 여론조사 수치를 보고 투표장에 안 나온 것이 패인(敗因)이라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온 바 있다.

한 여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발언은 ‘집토끼’를 겨냥한 것으로, 여론조사에 미리 실망해 투표를 포기하지 않도록 지지층을 독려하는 것”이라면서도 “실제로 두 후보 간 격차는 여론조사상 수치보다 적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진성준 전략본부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이 전하고 있는 여론조사와는 좀 다른 부분이 있다고 본다”면서 “이미 박영선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이후로 가파르게 지지율 상승을 보여서, 1대1 가상 대결 구도에서 거의 절반 50% 근접한 지지율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 ‘샤이 진보’ 표심 잡기가 과제

또 일각에서는 여론조사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되는 이유로 ‘샤이 진보’를 드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원인이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및 사망인 상황에서, LH 사태까지 겹치니 진보 지지층에서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반대로 말하면 박영선 후보는 이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는 최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 LH(한국토지주택공사) 국면 때문에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응답을 거절하는 샤이 진보가 좀 있는 것 같다”면서 “지금은 샤이 진보가 3~5% 정도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진성준 전략본부장도 “여론조사상에 나타나는 것처럼 일단 열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분명하다”면서도 “민주당과 박영선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하지 않고 숨기는, 숨은 진보(샤이 진보) 지지층들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또 올 초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 이후 반성의 의미로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정의당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투표할 곳이 없어진 정의당 지지층도 끌어안아야 박 후보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비위 등의 이슈로 민주당에 반감을 가진 정의당 지지층을 흡수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 후보가 ‘박원순의 향기’를 언급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자제를 요청한 것도 이를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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