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측 늑장 대응에 누리꾼들 반발 커져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가 서버 오류 문제로 유저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유저들 사이에선 오래된 게임이라 블리자드가 운영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도는 상황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미국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1998년 출시한 스타크래프트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RTS(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특히 국내에선 PC방 열풍을 몰고왔으며, 임요환, 홍진호 등 유명 프로게이머들을 필두로 E-스포츠의 기반을 닦은 게임으로 평가된다. 

지금은 비록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PC방 점유율 순위 8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블리자드도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지난 2017년 그래픽, 인터페이스 등을 향상시킨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타크래프트 유저들 사이에서 블리자드에 대한 불만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째서 일까.

◇ 지속되는 서버 오류에 누리꾼들 “스타크래프트 포기한건가”

스타크래프트 및 게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누리꾼들이 제기하는 블리자드의 문제점은 게임 서버 관리가 형편없다는 것이다. 배틀넷(블리자드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멀티플레이 서비스)에 접속할 수 없는 에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기자가 직접 스타크래프트를 실행해본 결과,  ‘클래식 서버 연결에 실패했습니다. [오류 3:10]’ 메시지와 함께 게임 내 멀티플레이 서비스에 접속할 수 없음이 확인했다.

지난 19일 스타크래프트에 접속한 결과,  ‘클래식 서버 연결에 실패했습니다. [오류 3:10]’ 메시지만 뜰 뿐 게임서비스 이용을 할 수 없는 것을 확인했다./ 사진=박설민 기자

누리꾼들은 해당 오류는 지난 2월부터 지속돼 두 달 가까이 지속되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스타크래프트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클래식 서버 오류와 관련된 게시글이 지난 2월 9일부터 작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블리자드 코리아 홈페이지 내 고객 게시판 역시 블리자드의 늑장 대처에 항의하는 글이 수두룩한 상황이다.

이 같은 오류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의 관리를 포기한 게 아니냐는 설이 돌기도 했다. 오래된 게임이라 동시 접속자 수가 예전만 못해지자 다른 인기게임에 힘을 쏟고 스타크래프트는 등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하는 유저 중 하나로 최근 블리자드의 대응에 너무 화가난다”며 “블리자드 측에서 오래된 게임이라 인기가 예전만 못하니 관리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월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블리자드는 지난해 말 스타크래프트1,2를 담당하던 개발팀을 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실히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블리자드의 지원이 예전보다 약해진 것은 사실인 듯하다. 다만 블리자드가 지난 1월 스타크래프트의 새로운 시즌 업데이트 및 보상 등을 발표한 것으로 보아 스타크래프트를 완전히 포기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해당 오류가 한 달 이상 지속되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유저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사진은 블리자드 코리아 공식홈페이지 유저 게시판에 올라온 항의글./ 사진=박설민 기자

◇ “확인 중”이라는 블리자드의 원론적인 답변에 냉담한 유저들

문제는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서버 문제의 원인이나 해결책에 대해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서 누리꾼들의 추측성 음모론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서비스에 대해 문의할 수 있는 고객센터 홈페이지는 상당히 복잡해 접근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홈페이지에 게시된 블리자드 코리아 측 전화번호는 일반인에겐 공개되지 않은 내선번호를 요구한다. 

기자 역시 복잡한 과정을 거쳐 지난 19일 블리자드 코리아 측에 문의한 후, 23일이 돼서야 블리자드 코리아 관계자로부터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블리자드 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오류 현상의 경우, 바로 접속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확인되고 있다”며 “현재 해당 문제에 대해 블리자드 담당팀에서 점검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블리자드 코리아는 같은 내용의 공지사항을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한 상태다.

지난 23일 블리자드 코리아가 게시한 공지사항. 블리자드 코리아 측은 현재 접속 오류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만 밝힐 뿐, 정확한 원인과 대응책에 대해선 설명이 없는 상황이다./ 사진=블리자드 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다만 블리자드의 해명에 스타크래프트 유저들은 ‘합성 아니냐. 블리자드가 서버를 관리할 리가 없다’‘어차피 기대도 안한다’는 등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출시할 당시,  블리자드 공동 설립자인 마크 모하임 블리자드 전 CEO는 “20년간 스타크래프트를 이용해준 많은 유저들, 특히 한국 사용자들이 함께 해줘 감사한다”며 “리마스터 출시 이후 앞으로 20년, 혹은 그 이상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었다. 과연 이때 했던 약속처럼 블리자드가 앞으로도 스타크래프트의 유저들을 위해 이번 서버 오류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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