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오비(OB)맥주가 ‘카스’ ‘오비라거’ ‘카프리’ 등 일부 맥주 제품의 가격을 올리기로 하면서 맥주 가격 인상이 주류업계 전체로 번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측이 “현재로선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힌 가운데 오비맥주의 이번 결정이 어떤 영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 ‘카스’ ‘오비라거’ ‘카프리’ 출고가 일괄 1.36% 인상
25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내달 1일부터 일부 맥주 출고가를 일괄 1.36% 인상한다. 인상 대상은 △카스프레시 △카스라이트 △오비라거 △카프리 등의 업소용 병 제품(330ml)과 생맥주(케그·20L), 가정용 페트(1L, 1.6L)다.
구체적으로 카스프레시와 카스라이트 병(330ml)은 845.97원에서 857.50원으로 11.53원, 생맥주(케그·20L)는 3만430.45원에서 3만845.52원으로 415.07원 인상된다. 카스 페트 1L는 2377.25원에서 2409.67원으로 32.42원, 1.6L는 3794.71원에서 3846.46원으로 51.75원 오른다.
또한 ‘오비라거’는 병과 캔, 페트 가격 조정 없이 생맥주 케그만 3만430.45원에서 3만845.52원으로 415.07원 오르고, ‘카프리’ 병(330ml)은 1106.08원에서 1121.16원으로 15.08원 인상된다.
발포주 ‘필굿’에 적용하던 할인율도 정상가로 조정한다. 캔(500ml)의 경우 677.28원에서 977.32원으로 300.04원, 페트(1.6L)는 1989.09원에서 2189.99원으로 200.90원 오르게 된다.
다만 오비맥주는 가정과 일반 식당에서 주로 판매되는 카스·카프리 병 제품(500ml)과 캔맥주 제품(355ml, 500ml)은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출시한 ‘한맥’도 이번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와 관련, 오비맥주 관계자는 <시사위크>에 “모든 패키지별 제품에 일률적으로 0.5%의 세금 가산을 하지 않고,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제품들은 가격조정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최근 경기침체 속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변화를 최소화하려 했다”고 밝혀왔다.
오비맥주의 이번 가격 인상 조치는 세금 인상에 따른 것이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주세법 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이달부터 내년 2월말까지 반출 또는 수입 신고하는 맥주는 L(리터)당 4.1원 오른 834.4원의 세율을 적용한다. 세율 인상폭은 작년 연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0.5%가 적용됐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선 맥주 가격 인상 조치가 업계 전반에 걸쳐 이뤄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전화통화에서 “현재로써는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소비자들의 걱정과 달리,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계자들은 말을 아꼈지만,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각 사 모두 지난해 매출 측면에서 나름 선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맥주 부문 전체 판매량은 2019년 대비 12% 증가했다. 특히 ‘테라’ 판매량이 105% 이상 늘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롯데칠성음료도 ‘처음처럼 FLEX’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등 신제품 흥행으로 작년 4분기 맥주 매출이 전년보다 65.4% 성장했다.
오비맥주는 이번 가격 인상으로 유흥업소에 판매되는 제품에 한해서는 세 부담이 조금이나마 덜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주류의 가격 인상은 민감한 이슈다. 자칫하면 소비자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어, 업계는 가격 인상을 신중하게 결정한다.
물론 오비맥주는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정과 일반 식당에서 주로 판매되는 제품을 이번 가격 인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업계에서 홀로 가격 인상을 발표한 만큼, 한동안 소비자 눈치를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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