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4.7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 지플러스타워 앞에서 열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유세 출정식에서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4.7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 지플러스타워 앞에서 열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유세 출정식에서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25일 4·7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중요한 격전지인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치열하게 맞붙은 가운데, 후보간 지지율 격차도 벌어진 상황이다. 이에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낙연 전 대표는 고개를 숙였다. 이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중도층의 민심을 달래면서, 지지층에게 위기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이낙연 "도와주십시오"

이낙연 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과 부산시장 등을 뽑는 4·7 재보궐선거, 오늘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다”며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위원장은 잘못을 반성하고 미래를 개척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그 일을 잘할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가자는 후보와 뒤로 가자는 후보가 겨루고 있다. 시장 임기 1년을 일만 하겠다는 후보와 정부를 공격하며 세월 보내겠다는 후보가 맞붙었다”면서 “부동산과 몸가짐이 깨끗한 후보와 그렇지 못한 후보가 맞섰다. 앞으로 가자는 후보, 일만 하겠다는 후보, 깨끗한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위원장이 ‘도와달라’고 나선 것은 ‘오만한’ 여당의 이미지를 지우기 위함이다. 집권여당이 오만해졌다고 판단하고 분노하는 중도층 여론 달래기가 필요하다고 여긴 것이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으로 여당 후보가 열세를 면치 못하자, 지지층 결집을 넘어 부동층을 공략하려는 판단에서다. 공식 선거운동에 앞서 이해찬 전 대표 등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메시지를 발신했다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이 위원장을 필두로 고개를 숙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이번 보궐선거의 승리에 이 위원장의 대선 가도가 연관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의 책임은 ‘이낙연 지도부’에 있기 때문에 (이 위원장에게) 이번 선거 결과가 중요하다”며 “‘대선주자급’ 선대위원장이 도와달라고 할 경우, 지지자들이 ‘이낙연 지키기’를 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 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반성의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공유해 읍소 전략에 동참했다. 이 영상에는 “기대가 컸기에 더 크게 실망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 파란색이 미운 당신, 그 마음 쉽게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파란색 정부가 남은 기간 힘을 낼 수 있도록 박영선·김영춘 후보에 투표해 주십시오”라는 호소의 내용이 담겼다. 

이같은 읍소 전략은 2014년 지방선거를 연상케 한다. 당시 세월호 참사 직후인 만큼, 민심은 정부여당에 실망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는 큰절을 하고, ‘도와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유세를 하는 등 ‘읍소’ 전략을 취했다. 해당 선거에서 참패가 예상됐던 새누리당은 17개 광역단체장 중 8곳에서 승리를 거두는 결과를 얻어냈다. 다만 이같은 전략이 2021년 민주당에게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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