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시청역 거점유세에서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 야권 중진들이 입지가 넓어진 김종인 위원장에게 다시 날을 세우고 있다./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시청역 거점유세에서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 야권 중진들이 입지가 넓어진 김종인 위원장에게 다시 날을 세우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서울시장 야권 후보단일화의 ‘장애물’로 규정하며 공격을 가했던 야권 중진들이 다시 김 위원장에게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야권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단일화 결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꺾고 단일후보로 선출되자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입지가 넓어진 김 위원장은 오 후보가 단일후보로 확정된 직후 광주를 방문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에게 독설을 퍼부었던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 대한 비판도 계속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JTBC에 출연해 ‘안철수 대표가 대선에 나갈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에 “제가 보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년에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데 있어서 본인이 또 장애요인이 될 것 같으면 결정적으로 정권교체에 지장을 초래할 텐데 그 짓을 할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이에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위원장을 겨냥해 “자신에 대한 비판을 참지 못하고 분노와 감정으로 대응하는 것은 어른답지 않은 행동”이라며 “100석의 거대 야당이 후보자를 못 낼 지경까지 당을 막판까지 몰아간 것을 반성하셔야지 군소 야당 출신인 안철수 대표 한사람 제쳤다고 선거가 끝난 양 오만 방자한 모습은 큰 정치인답지 않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아름다운 단일화 흥행을 해준 안철수 대표를 끝까지 비방하면 서울시장 선거에도 좋지 않다”며 “마무리 잘 하시고 아름답게 퇴임 하시라. 그게 어른다운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거대 야당을 상대로 고군분투 하는 안철수 대표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때마다 적절한 칭찬으로 끝까지 용기를 갖고 대의를 위해 단일화 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만 있다”며 “단일화를 어렵게 하고 있던 분의 자제를 당부하는 자세만 견지 했을 뿐 후보자 어느 누구를 지지하거나 폄하한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야권 단일화 타결 이전인 지난 18일 김무성 전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은 전·현직 의원모임 ‘마포포럼’ 강연에서 “김 위원장이 안철수 말려 죽이기 작전을 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야권 단일화의 장애물”이라며 “단일화가 되려면 김 위원장이 빠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야권 후보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의 책임론을 제기했던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야권 단일후보로 오세훈 후보가 선출된 것이 김 위원장의 공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 고문은 지난 24일 KBS 라디오에서 ‘결국은 김종인 위원장 말대로 단일화가 됐다. 김종인이 옳았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라는 질문에 “오세훈 후보는 어느 정도 빨리 하려고 하는데 김종인 위원장이 버티니까 김 위원장을 압박할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김 위원장이 빨리 손을 들어서 단일화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고문은 “김 위원장이 자꾸 이것저것 조건을 내걸어서 늦추니까, 그래서 이래서는 단일화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저희들이 김 위원장을 압박을 했다”면서 “압박한 것이 그나마 23일에 단일화 하게 된 계기가 됐지 않았겠나”라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국민의힘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김종인 위원장을 재신임하거나 당대표 추대론이 제기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이 고문은 “당이 자꾸 비대위 체제로 가면 안 된다”며 “빨리 비대위가 끝나고 정상적으로 전당대회를 해서 당대표를 뽑고 당원의 의지대로 당을 움직여야지 당을 위탁 관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면 김종인 위원장이 당대표가 될 가능성은 없나’라는 질문에 “본인이 연세가 82이다. 우리 헌정사에 82세가 당대표 한 적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 고문은 지난 19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야권의 후보단일화 협상에 대해 “제일 난관은 안철수 후보가 오세훈 후보와 단일화를 하는 것이 아니고 김종인 위원장과 단일화 싸움을 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1년간 해 놓은 게 뭐가 있나. 야권 분열만 시켰지. 있다면 남 욕하는 것 밖에 역할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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