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음원 공룡 '스포티파이'의 국내 서비스 한 달이 넘었다. 음원 큐레이션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서비스가 안착하고 있는 가운데 스포티파이 팟캐스트 론칭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토종 팟캐스트 기업들은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다. /뉴시스·AP
글로벌 음원 공룡 '스포티파이'의 국내 서비스 한 달이 넘었다. 음원 큐레이션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서비스가 안착하고 있는 가운데 스포티파이 팟캐스트 론칭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토종 팟캐스트 기업들은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다. /뉴시스·AP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글로벌 음원 공룡인 ‘스포티파이’가 음원 큐레이션 서비스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팟캐스트 기업들은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다. 전세계적으로 스포티파이 팟캐스트의 영향력이 작지 않은데다 국내 시장을 겨냥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계획까지 알려지면서 올해 팟캐스트 시장이 격전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 몸집 키우는 스포티파이 팟캐스트… 업계선 “韓 성향 분석 필요”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팟캐스트 시장은 대부분 토종 팟캐스트 플랫폼들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팟캐스트 시장은 ‘팟빵’이 점유율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팟빵을 제외한 시장을 네이버의 ‘오디오클립’, 애플의 ‘애플 팟캐스트’ 등 경쟁사들이 나눠 차지하고 있다.

이 시장에 스포티파이가 가세한다. 스포티파이의 팟캐스트는 △카탈로그 △익스클루시브 △오리지널 등 총 3가지 종류로 나뉜다. 이들 팟캐스트도 기존에 음악 추천 서비스와 같이 개인화 기술을 더해 실시간으로 큐레이션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구체적인 수익 모델, 콘텐츠 라인업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우선 한국 시장에 음원 개인화 서비스를 안착시킨 후 팟캐스트의 성공적 론칭을 위해 콘텐츠의 수급 및 제공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팟캐스트 콘텐츠를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한국만의 익스클루시브 및 오리지널 팟캐스트 콘텐츠 확보를 목표로 내세웠다. 

스포티파이는 국내 이용자들이 연내 팟캐스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지만 론칭 시점은 상당히 앞당겨 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디어 콘텐츠의 피로도가 높고 원하는 정보만 습득할 수 있는 오디오 콘텐츠를 찾는 이용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 몇 년간 성장이 정체됐던 국내 팟캐스트 시장이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팟빵에 따르면 지난해 팟빵의 총 청취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42.23% 오른 2억4,814만 시간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유료 콘텐츠 청취 시간은 2,143만 시간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84% 올랐다. 

스포티파이 팟캐스트 론칭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만큼 토종 팟캐스트 기업들의 긴장감은 더해지는 분위기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스포티파이 팟캐스트는 전세계 스포티파이 이용자들의 25%가 이용하는 핵심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김릿 △앵커 △파캐스트 등 유망 스타트업들을 줄줄이 인수해 팟캐스트 사업 확장 의지도 드러냈다.

스포티파이가 몸집까지 키우며 전세계 팟캐스트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국내 팟캐스트 시장에서는 ‘맞춤형 콘텐츠’ 제공 여부가 시장에서의 승기를 좌우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스포티파이가 보유하고 있는 해외 오리지널 팟캐스트 콘텐츠가 국내에서도 높은 성과를 낼 것으로 장담하기 어렵다고도 보고 있다. 

그동안 토종 팟캐스트 기업들은 ‘닥터데스’ 등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팟캐스트 콘텐츠를 국내에서도 서비스했다. 그러나 국내 이용자들의 정서와 맞지 않고 예상보다 저조한 반응으로 콘텐츠 제공이 중단된 사례도 있다.

이에 따라 토종 팟캐스트 기업들은 그동안 축적해온 국내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팟빵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대대적으로 앱을 개편하고 음악 라이브 방송 콘텐츠를 위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과 긴밀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디오클립은 올해도 국내 작가들이 직접 책을 읽어주는 ‘듣는 연재’를 비롯해 외부에서 문화콘텐츠를 즐기는데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들을 위해 미술 전시 오디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다만 스포티파이가 팟캐스트 사업을 론칭하면서 적용할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 팟캐스트 시장의 입지 다툼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방대한 양의 팟캐스트 콘텐츠에 대해 구독 형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면 별개의 콘텐츠를 구입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해온 토종 팟캐스트 기업들에게 적잖은 타격이 될 수도 있다고도 업계는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팟캐스트도 있지만 국내에서 눈에 띄는 성장이 보이지 않는 것은 국내 이용자들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내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 팟캐스트 이용 성향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시장 주도권을 쥐는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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