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땅콩 회항′ 피해자인 박창진 정의당 갑질근절특별위원장이 보궐선거를 통해 신임 부대표로 선출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당 대표 성추행 사건 여파로 공석이 된 정의당 부대표 자리에 박창진 갑질근절특별위원장이 선출됐다. 박 신임 부대표는 “수많은 ‘을(乙)들’의 연대를 만들어내는 진보정치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정의당은 지난 29일 부대표 보궐선거 결선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박 신임 부대표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박 부대표는 1만 1,271명 중 무효표를 제외하고 5,846표(54.04%)를 얻어 설혜영 후보(4,971표·45.96%)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번 보궐선거는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에 책임을 지고 김윤기 전 부대표가 사임하면서 진행됐다. 김 전 부대표는 지난 6기 지도부 선거 당시 김 전 대표와 러닝메이트로 나섰다. 김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대표대행을 맡게 됐지만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했다.

신임 부대표가 된 박 부대표는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당시 사무장으로 근무하던 박 부대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갑질’을 폭로하면서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냈다. 이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지부장을 역임했고, 2017년 정의당에 입당해 정치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 당 대표 선거 등에 출마한 바 있다.

박 부대표는 당선 소감을 통해 “2017년 정의당에 자발적으로 당원으로 가입했다. 그때 제가 느꼈던 정의당, 제가 바라봤던, 저의 마음을 두드렸던 정의당의 모습은 지금 많은 곳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이 막중한 자리에 새로운 대표단 일원으로 들어오게 된 만큼 새로운 시작을 하는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의당의 탈바꿈도 강조했다. 그는 “저는 우리 정의당이 아프리카의 사막이 아닌 아프리카의 정글처럼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정글은) 수많은 소리로 가득 차 있고 시시때때로 서로를 공격하고 서로를 잡아먹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경쟁하고 싸우면서 새로운 종이 태어나고 각자의 종이 발전해 나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또 공당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메마른 건기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정의당에 좀 더 비옥한 비가 온다면 그 물을 저 끝까지 실어나를 수 있는 하마 같은 정의당의 부대표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6기 지도부에 입성한 박 부대표는 여영국 당 대표와 더불어 김응호‧배복주‧박인숙‧송치용 부대표와 함께 당을 이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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