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지지부진했던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은 18일 '국정원 여직원 댓글사건' 등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을 총괄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고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특별수사팀은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의 총괄 지휘하에 윤석열 여주지청장(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직무대리 형식으로 팀장을 맡고, 박형철 공공형사수사부장(전 대검 공안2과장)도 수사팀에 합류한다.

특별수사팀은 공안부 검사 3명, 첨단범죄수사부 검사 1명, 특수부 검사 1명 등 검사 6명을 비롯해 수사관 12명,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 요원 등 수사지원인력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특별수사팀은 경찰이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한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을 배당받았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고소·고발된 다른 사건들도 모두 수사한다는 방침이다.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 직원들에게 정치 개입을 지시한 혐의로 정치권과 시민단체들로부터 피소한 사건을 수사해왔다.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은 지난달 18일 국정원 내부망(인트라넷)에 올려진 25건의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문건을 공개하면서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이 원 원장의 지시 하에 이뤄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문건에는 종북 세력들이 사이버 상에서 국정 폄훼활동을 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국정원 심리전단의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 종교단체의 정부 비판 활동 견제,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에 대한 대국민 여론전 등이 포함됐다.

이후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지난달 19일 원 전 원장과 국정원 여직원 김모(29·여)씨를 국가정보원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민주통합당도 지난 1일 원 전 원장을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민주노총·전교조·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들도 지난달 21일과 25일 원 전 원장을 국가정보원법 위반, 업무상 횡령,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고발한 바 있다.

수원진보연대 고문 이모(50)씨도 자신에 대한 불법미행을 지시하거나 묵인한 혐의(국가정보원법 위반)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을 고소한바 있다. 국정원 직원 문모(38)씨가 이씨를 미행하다 몸싸움 벌인 사건과 관련, 경찰이 국정원 직원과 진보단체 간부를 쌍방 상해 혐의로 수원지검에 송치한 사건도 있다.

이와 더불어 국정원 여직원 김모(여·28)씨는 자신의 아이디(ID)를 언론사 기자에게 제공한 '오늘의 유머' 사이트 운영자 이모(41)씨를 고소했으며, 국정원도 댓글사건과 관련해 전현직 직원 2명을 국가정보원직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검찰은 이들 사건 외에도 국정원의 정치개입 등의 논란과 관련된 사건이 추가로 있을 경우 모두 들여다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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