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역 농협은행에서 대규모 불법대출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농협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 지역 농협은행에서 대규모 불법 대출 논란이 불거졌다. 제주 내 모 농협은행 지점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수십억원대 자금을 불법 대출한 혐의로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농협은행, 제주 모 지점 직원 감사 중… 셀프대출로 수십억 꿀꺽?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최근 제주 모 지점에 근무하는 직원 A씨의 불법 대출 정황을 포착해 감사를 벌이고 있다. 

다수의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대출 업무를 맡고 있는 해당 지점 직원 A씨는 2019년부터 올해 3월까지 2년간 가족 명의 재산 등을 담보로 셀프 대출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 농협은행 본사 감사부는 이런 대출 과정에서 부정성을 포착해 감사를 벌이고 있는 전해졌다. 

불법 대출 규모는 2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A씨가 대출금 상당 부분을 탕진한 것으로 전해져 더욱 파장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 측은 “현재 감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아직 감사가 종료된 상태가 아니”라며 “불법 대출에 해당되는지 여부도 현재 확인 중인 단계다. 이에 정확한 대출 규모 및 피해 금액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뭐라 얘기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농협은행 측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징계 및 경찰 고발 등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까지 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농협은행 측은 직원에 대한 후속 조치 등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이번 불법대출 의혹은 이달 중순 <제주MBC>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A씨의 셀프 대출은 수년 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A씨는 대출심사 서류 작성부터 지점장 결재까지 혼자 처리해 대출을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A씨의 이런 행위로 친인척 등 수십 명이 대출 보증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농협 본사 감사실은 최근에야 자금 대출 이상을 감지하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농협은행의 내부통제시스템도 함께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사전에 시스템상 부정 대출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은 권준학 농협은행장의 어깨도 무겁게 할 전망이다. 권준학 행장은 올 초 농협은행 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다음달이면 취임 4개월 차를 맞는다. 조직을 새롭게 다잡고 있는 시기에 터진 악재인 만큼 더욱 곤혹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융소비자보호법 도입에 따라 어느 때보다 내부통제시스템 정비가 중요한 때 불거진 이슈라는 점에서 그의 고민을 깊게 할 전망이다.  

키워드

#농협은행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