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호 동성그룹 회장이 지난해에도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성코퍼레이션
백정호 동성그룹 회장이 지난해에도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성코퍼레이션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 중견기업인 동성그룹의 백정호 회장이 지난해에도 아쉬운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 내 3개 상장사로부터 받은 연봉은 50억원에 육박했다.

백정호 회장은 동성그룹 내 3개 상장계열사 중 동성코퍼레이션에서만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다. 동성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총 11회차에 걸쳐 이사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 중 백정호 회장이 참석한 것은 5회차로, 45%의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했다.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이러한 결정에 따른 책임이 부여되는 이사회는 경영진의 성실·책임 경영을 나타내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특히 최근 일반 주주의 권리를 확대하고, 대주주 및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를 강화하는 등의 변화의 흐름 속에 이사의 이사회 출석률 또한 더욱 강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 개정을 통해 2019년부터 사내이사의 이사회 출석률 및 안건에 대한 찬반여부를 사업보고서에 기재하도록 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백정호 회장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은 비단 지난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동성코퍼레이션의 사내이사 이사회 출석 여부가 처음 공개된 2018년엔 14회차 이사회 중 딱 한 번만 출석해 14%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2019년엔 아예 단 한 번도 이사회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이사회 출석률을 이어오고 있음에도 백정호 회장은 지난해 두둑한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성코퍼레이션 22억3,800만원, 동성화학 13억7,800만원, 동성화인텍 13억1,300만원 등 그룹 내 3개 상장계열사에 받은 연봉만 49억2,900만원에 달한다.

백정호 회장의 이러한 모습은 성실·책임경영과 거리가 멀 뿐 아니라,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 중견기업 위상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앞서 대기업 오너경영인들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지적한 경제개혁연대는 “총수일가가 이사로서의 권한을 누리면서 그에 부합하는 책임은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이사회에 출석할 의사가 없다면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주주와 회사를 위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꼬집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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