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임대차 3법′ 통과 전 아파트 임대료를 올려 새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지자 국민의힘이 맹비난을 퍼부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임대료 인상’ 논란이 불거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국민의힘이 맹공에 나섰다. 김상조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이어 박 의원까지 같은 논란이 이어지자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서울동행 회의에서 ″부동산 3법을 발의했다는 의원 역시 똑같은 행태를 저질렀다″며 ″이러니 국민이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위선의 극치다. 정말 가증스러운 위선자들”이라고 맹비난했다. 유 전 의원은 “그동안 사회적 약자를 자기들이 다 대변하는 척, 정의와 공정을 독점한 척 해왔던 분들 아닌가”라며 “위선의 극치에 국민들께서 치를 떨고 계시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해 7월 3일 서울 중구 신당동 84.95㎡ 아파트를 보증금 1억원, 월세 185만원에 임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임대료는 보증금 3억, 월세 100만원으로 당시 전·월세 전환율 4%를 적용하면 임대료를 약 9%가량 올려 받은 것이다.

연장 계약이 아닌 새로운 계약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없지만, 박 의원이 전·월세 인상폭을 5%로 제한하는 임대차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한 당사자라는 점에서 논란은 커졌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논평을 통해 “청렴한 척, 깨끗한 척, 세상에 있는 정의는 모두 끌어모으는 척하다가 뒤로는 잇속을 챙긴 ‘청담동 김실장’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김 전 실장은 짐을 싸고 청와대를 떠나기라도 했다. 박 의원은 어떤 방법으로 국민한테 속죄할 텐가”라고 지적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도 페이스북에 “하늘이 무너져도 5% 인상은 절대 안 된다고 소리쳤던 박주민 의원과 그 법 시행 한 달 전에 자신의 아파트 새 임차인과 9% 인상된 금액으로 계약하는 박 의원은 정말 같은 사람인가”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신규 계약이라) 시세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님은 제 입장을 알고 있기에 시세보다 많이 싸게 계약하신다고 했고 저도 지금까지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시세보다 월 20만원 정도만 낮게 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알게 됐다”며 “시세보다 크게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명은 또다른 비판을 불러왔다. 당장 김은혜 대변인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아내 탓’, 김 전 실장의 ‘집주인 인상 탓’에 이어 이번엔 ‘부동산 사장님’ 탓‘이 새롭게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태섭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형적인 동문서답”이라며 “시세보다 높은지 낮은지는 논점이 아니다. 논점은 ‘왜 남들한테는 5% 이상 못 올리게 하고 너는 9% 올렸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 들어서 무슨 매뉴얼처럼 문제가 생기거나 잘못이 드러나면 동문서답으로 대응하는 걸 반복한다”며 “시민의 한 사람인 입장에서 말한다면 참 어디서 배운 버릇인지 모르겠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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