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대표적인 콘텐츠 사업인 '멜론'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는 안건을 지난달 30일 주주총회에서 처리했다.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음원 기업들의 추격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뉴시스
카카오가 대표적인 콘텐츠 사업인 '멜론'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는 안건을 지난달 29일 주주총회에서 처리했다.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음원 기업들의 추격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카카오가 지난달 주주총회를 열고 자사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분사시켰다. 국내 최상위 입지를 사수하고 있던 멜론을 향한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기업들의 추격을 따돌림과 동시에 콘텐츠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 글로벌 기업 성장 발판 마련… 카카오엔터 시너지도 기대

카카오는 지난달 29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멜론의 별도 법인 분사 안건을 처리했다. 자회사 명은 ‘멜론컴퍼니(가칭)’로 분할 기일은 오는 6월 1일이다. 초대 대표는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겸임한다.

멜론은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 부문에서 적잖은 역할을 해온 서비스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멜론의 지난해 매출은 5,058억원이다. 카카오의 지난해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2조108억원을 기록했고 이 중 뮤직 부문이 6,126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콘텐츠 부문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던 멜론의 분사 소식에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음원 시장의 지각변동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며 한국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 와이즈리테일 등이 지난 2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중 만 10세 이상 한국인 3,868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10만명이 ‘멜론’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유튜브 뮤직이 261만명 △지니뮤직이 257만명 △플로가 162만명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스포티파이는 론칭 한 달 만에 42만명을 기록, 벅스를 제치고 경쟁사들을 빠르게 추격 중이다.

여기에 카카오는 스포티파이와 글로벌 라이센싱 재계약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글로벌 플랫폼의 영향력에 한발 물러섰다. 이에 카카오는 케이팝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경험과 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전략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판단, 분사를 결정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게 나온다. 멜론은 그동안 자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케이팝 아티스트들과 각종 포스팅·매거진·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그러나 최근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활동하는 플랫폼들이 다양해졌고 시장에서의 입지 선점을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는 만큼 멜론이 제공하고 있는 콘텐츠는 다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멜론이 지난달 1일 출범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협력에 적극 나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원천 지식재산권(IP)을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페이지 컴퍼니’와 모바일부터 TV, 스크린, 라이브 영역까지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독보적인 음악‧영상 콘텐츠의 기획, 제작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M 컴퍼니’로 구성돼 있다.

카카오가 국내 콘텐츠 산업계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해온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시키며 올해 상반기 본격적인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낸 만큼 멜론과도 협력해 시너지를 내는 콘텐츠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향후 멜론이 음원을 비롯해 콘텐츠 경쟁력까지 갖추면 상장까지 추진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콘텐츠 사업에 큰 그림을 그리는 듯하다”며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케이팝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고, 국내에서 케이팝 음원을 유통하며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멜론이 콘텐츠 경쟁력까지 갖추면 대적하기 어려운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