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지난달 31일 각각 부산 부전시장, 부산대학교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치권은 4·7 재보궐선거 결과가 내년 대선 결과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지난달 31일 각각 부산 부전시장, 부산대학교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치권은 4·7 재보궐선거 결과가 내년 대선 결과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4·7 재보궐선거가 이제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재보선은 대선을 1년 앞두고 치러진다는 점에서 ‘대선 전초전’으로 불리운다.

정치권에선 이번 민심 쟁탈전에서 승기를 잡는 쪽이 내년 대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선거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번 재보선에서 이기는 쪽이 내년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까.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 ‘여당 발(發)’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현재 정권심판론이 들끓고 있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여당에 우호적이었던 서울 지역과 20~30대 젊은층 및 중도층까지 여당에 등을 돌리고 야권을 지지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민심이 그대로 이어져 재보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패배하고, 이후에도 정권심판론 민심이 사그라들지 않고 대선까지 이어진다면 대선도 여당의 패배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대선을 목전에 두고 치러진 선거에서의 승리가 반드시 대선 승리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 임기말 치러진 지난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제1야당인 민주당과 안철수 현 국민의당 대표, 시민사회가 결합해 여당을 꺾고 무소속 후보였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승리를 이뤄냈다. 그러나 1년 후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후보로 내세운 여당(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났다.

2002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은 당시 한나라당에게 참패했지만 6개월 뒤에 치러진 12월 대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내세워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2006년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그해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참패했고 이듬해 대선에서도 대패를 기록했다. 

◇ 재보선 승리=대선 승리?

이 때문에 이번 재보선에서 이기는 쪽이 내년 대선도 승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최근 KBS 심야토론에 출연해 “흔히 재보선이 다음 대선의 전초전이다, 여기에서 이기는 쪽이 다음 대선에서 이긴다는 건 전혀 그렇지 않다”며 “2011년에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무소속 후보가 이겼지만 그 다음에 2012년 총선, 대선 다 새누리당이 이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이번에도 재보선 결과가 이후 대선 국면에 영향은 미치겠지만 실제로 11개월 뒤에 대통령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혀 알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야권이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하더라도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로 유력 대선주자 부재를 꼽는 목소리도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주자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치 경험이 전무하고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지지율 거품이 빠질 것이라는 판단도 한몫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는 1일 TBS 라디오에서 ‘이번 선거에서 지면 다음 대선도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선이 어려워지는 건 아니다”며 “훨씬 더 순탄하게 갈 수 있는 걸 약간 장애물이 생긴다고 보면 되겠죠”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더군다나 저쪽 당의 자체 후보는 없지 않나. 밖에 있는 후보하고 연대를 하든가 통합을 하든가 해야 될 건데 지금 몇 달 남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 자체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며 “그래서 서울시장 선거를 우리 쪽에서 이기면 좀 순탄하게 대선까지 가는 것이고 만약에 잘못되면 말하자면 비포장도로로 간다고 보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재보선에서 패배한다면 야권에게 유리한 형국이 형성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재보선 승리가 대선 승리를 보장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재보선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재보선 이후 내부 정비를 잘 하는 쪽이 대선 승리를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대선이 어떻게 된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며 “여러 가지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야권이 이기면 대선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되면서 야권이 살아나게 될 것”이라며 “여당은 재정비가 이뤄지지 않겠나. 결국 문재인 정부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어떤 대책을 내놓느냐가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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