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광화문 집중유세에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광화문 집중유세에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었던 4·7 재보궐선거가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도 초조한 마음으로 선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에 이낙연 위원장의 대권 운명도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당 대표를 맡아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을 위해 ‘무공천’ 당헌 개정을 주도했고, 공천 작업도 진두지휘했다. 만약 민주당이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이 위원장도 그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낙연 위원장도 재도약의 기회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민주당이 패배한다면 이 위원장의 대권가도도 앞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이에 이 위원장의 속도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거 판세는 민주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4·7 재보선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이른바 ‘깜깜이 선거(블랙아웃)’ 기간 이전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에게 크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위원장의 대권주자 지지율은 한자릿수로 추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똑같이 2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낙연 위원장의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4%포인트 하락하면서 7%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이낙연 카드’는 살아있다?

이 위원장의 지지율이 한자릿수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이재명-윤석열’ 양강구도는 더욱 굳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6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지율이 출렁거림이 있었다’는 지적에 “신경이 쓰이겠죠. 그러나 어쩌겠나”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제가 예전에도 중요한 선거 때마다 느끼는 건데 제 몸에 힘이 남은 채로 선거가 끝나면 그것 때문에 후회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늘 한다”며 “그래서 마지막 한 방울의 힘까지 다 쏟아야 한다. 그래야 결과에 관계없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지금도 비슷하다”면서 재보선 승리를 위해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MBN에 출연해 “이번에 갤럽 조사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낙연 위원장의 지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졌다는 것”이라며 “이재명과 윤석열 양강구도는 한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재명-윤석열’ 양강구도가 굳혀지고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까지 패배한다면 이낙연 위원장의 대권 가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재보선을 앞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터지면서 선거 판세가 여권에게 크게 불리하게 전개된 만큼 일방적으로 이 위원장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민주당이 패배할 경우 이 위원장이 상처를 입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대선주자로서의 가치가 완전히 상실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친문 세력이 이 위원장의 대안으로 내세울 만한 경쟁력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제3의 후보로 정세균 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광재 민주당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들의 지지율은 미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친문 세력이 윤석열 전 총장과 대선주자 지지율 1,2위를 다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의구심을 완전히 거두지 않았기 때문에 ‘이낙연 카드’를 완전히 접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지더라도 큰 격차가 아닌 박빙의 승부 끝에 진다면 이낙연 위원장이 입는 상처도 그렇게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민주당의 선거 패배가 현실화 되고 민심 수습책을 놓고 혼돈에 빠지게 될 경우, 이낙연 위원장이 현실성 있는 민심 수습 방안을 내놓으면서 다시 입지를 넓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패배한다면 이낙연 위원장의 대권 가도가 힘겨워지겠지만 민주당이 지더라도 박빙으로 진다면 이 위원장에게 기회는 있다”며 “민주당이 선거에서 패배했다고 이낙연 카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이낙연 카드가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는 친문 세력이 이낙연 위원장의 대안으로 내세울만한 카드가 있나. 아직은 이 위원장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인물은 없다”며 “또 이재명 지사는 친문과 관계가 돈독하지 않기 때문에 이 위원장에게 여전히 기회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선거 결과에 따라 발생할 여권의 혼란 속에서 이낙연 위원장이 정치력을 보이고 당 수습에 역할을 하면서 위기에 강한 이낙연의 모습을 보인다면 이 위원장에게 기사회생의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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