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로퍼′를 둘러싸고 양측이 선거운동 종료일까지 신경전을 펼쳤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방문 의혹과 관련, 당시 신었던 ‘로퍼’를 두고 여야가 막판까지 신경전을 펼쳤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페라가모 로퍼′를 신고 있는 사진을 찾았다고 언급한 데 대해 오 후보는 ‘국산 브랜드’라며 반박했다. 오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은평구 불광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분명히 생긴 것도 다른 국산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후보는 같은 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오 후보가 신었다는 페라가모 로퍼 신발 사진을 찾기 위해 네티즌이 총출동했다”며 “드디어 사진 한 장을 어떤 분이 찾아서 올렸더라”고 밝혔다. 

박 후보가 언급한 사진에는 지난 2006년 9월 동대문 서울패션센터 개관식에 참석한 오 후보가 검은색 로퍼를 신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는 “내곡동 토지 측량이 2005년에 이루어졌으니 시간적으로도 근접한 것 같다”며 이 로퍼를 해당 브랜드 제품으로 추정했다. 

′페라가모 로퍼′는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측량 현장 방문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며 화두로 떠올랐다. 당시 오 후보를 봤다고 밝힌 식당 주인 아들 A씨가 직접 거론한 신발이 해당 브랜드 로퍼였기 때문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오 후보가 측량 현장을 방문한 적 없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할 소재인 셈이다.

그러나 오 후보는 “사진을 언뜻 봐도 주장하는 그 브랜드가 아닌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입장을 밝힐만한 사안인지 참 어처구니가 없다”며 “어떻게 후보가 직접 그런 말을 할 수 있나”고 비판했다.

같은 날 로퍼를 둘러싼 갑론을박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사진에서 오 후보가 신은 로퍼는 ‘검은색’이었지만, A씨가 한 인터뷰 기사에서는 ‘흰색 로퍼’라고 언급하며 진실 공방이 불거졌다. 이후 A씨는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흰색이라고 언급한 적이 없다고 밝혔고, ‘흰색 로퍼’로 보도한 언론사 또한 ‘하얀 면바지의 로퍼 신발’을 오해한 것이라고 정정하면서 일단락됐다.

신경전은 선거운동 막판까지도 계속됐다. 박 후보는 마지막 선거운동을 마친 뒤 “본인이 시장이던 시절 있었던 일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서울시민에게 가장 큰 죄를 짓는 것”이라며 “본인이 한 일에 대해서 기억하지 못한다, 잘 모른다는 것은 공직자가 취할 태도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 중구 평화시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마친 뒤 “서울의 비전과 정책에 대해 충분히 전달 드리고 평가받고 싶었는데 상대 후보가 그걸 별로 원치 않는 후보였다”며 “지나치게 과거 모습으로 선거가 치러진 것 같아 유권자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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